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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10년` 제약업계 판도 확 바꿨다

천승현 기자I 2010.07.01 09:30:00

전문약 시장 급성장 2.7배로
일반약 중심 기업 위축..동아제약, 변신 성공적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의약분업 시행 후 10년 동안 국내 제약산업의 판도가 전면 재편됐다.

의약품 시장이 처방의약품 위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문약 시장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일반약 시장이 위축됐다.
 
제약사들도 이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약 시장 2.7배..일반약 시장 위축

지난 2000년 7월 1일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이 6조4566억원에서 13조1727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전문의약품의 생산실적은 지난 2000년 3조8940억원에서 지난해 10조6494억원으로 9년만에 2.7배 증가했다. 반면 일반의약품 전체 생산실적은 지난해 2조5233억원으로 2000년 2조5626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일반약 생산실적 추이(단위: 억원)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중 전문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60.3%에서 지난해 80.8%로 큰폭으로 뛰었다.

품목별 생산실적에서도 전문약의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 2000년 생산실적 상위 10위내에 일반약은 박카스, 아로나민골드, 원비디, 케토톱, 까스활명수 등 5개 품목이 포진했지만 지난해에는 박카스만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반해 전문의약품은 `스티렌`, `플라빅스`, `아모디핀` 등 대형 제품들이 속속 시장에 등장했다.
▲ 2000·2009년 품목별 생산실적 상위권 비교(단위: 억원)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팀장은 1일 "의약분업 이후 환자들의 병의원 내원일수 증가, 일반약 비급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처방의약품 시장이 확대됐다"면서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등 정책 변화를 통해 일반약 시장 활성화 및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약 중심 기업 `고전`..동아제약 변신 성공

의약분업 이후 변화된 의약품 시장은 국내 제약업계 판도 변화도 이끌었다. 전문약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상대적으로 일반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체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동아제약(000640)은 의약분업 이전과 마찬가지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동아제약은 과거 박카스를 비롯해 일반약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제약사였지만 최근 자체개발신약인 스티렌, 자이데나 등을 내놓으며 체질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9년전 박카스 한 품목이 동아제약 매출의 40.2%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약 의존도가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전문약의 비중이 57.8%로 일반약을 넘어섰다.

유한양행, 대웅제약은 자체개발신약, 수입의약품, 대형 제네릭 등 신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전문약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략, 상위권을 유지했다.

한미약품(008930)은 최근 2~3년새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개량신약과 복제약 및 강력한 영업력을 무기로 의약분업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백신을 앞세운 녹십자가 급성장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상태다.
▲ 2000년 이후 국내제약사 상위권 매출 순위(단위: 억원)
동화약품(000020)은 의약분업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까스활명수를 비롯한 일반약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효과적인 전문약 시장 공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일반약 전문 기업중 하나인 일양약품(007570)도 의약분업 시행 직전인 1999년 10위권내에 포진됐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00년 1104억원에서 지난해 1360억원으로 23.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약사 한 임원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엄격해진 시설 및 품질관리기준 등에 따라 향후 제약업계 판도는 더욱 변동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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