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구자천 대표, "러시아인의 휴가"

임종윤 기자I 2007.08.28 10:00:00
[신성델타테크 구자천 대표]  여름이 되면 거의 1~2주간의 간격을 두고 우리나라 기업들은 동시에 휴가를 실시한다. 그러다보니, 이 좁은 나라에 괜찮다는 곳엔 온통 차량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곳엔 '쉼' 보다는 오히려 짜증스러움과 분쟁들이 이곳저곳에서 튀어 나온다.

본인 역시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비 바람과 함께 휴가를 마쳤다. 쉼을 통한 재충전의 의미는 전혀 얻지 못하고, 피로에 지쳐 일상의 업무에 복귀한 후 , 곧 극동 러시아 지역에 출장을 갔었다. 때마침 사업파트너는 아직까지 그들의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어떻게 휴가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하루 시간을 내어 그들이 머무는 곳에 가 보기로 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보트를 빌려 한 시간 남짓 빠른 속도로 파도를 가로지르며 루스키섬을 지나 에이레켄 섬에 도착했다. 그곳엔 산과 바다 그리고 드문드문 허름한 목조 주택들만이 눈에 띄었다.

좀더 가까이 다가서니, 이곳까지 찾아온 외국인이 신기한지 몇몇 아이들이 아주 반가워하며 인사를 했다. 놀이시설이라곤 바닷가에 침몰된 목조선이 전부였다. 20년정도는 훨씬 지난 듯한 낡은 목선의 아랫부분은 이미 바닥에 방치되어 있었고, 남은 반쪽은 하늘로 치솟아 있어, 아이들이 그 꼭대기에 올라가 바다를 향해 다이빙을 하며 즐기고 있었다.

그늘진 나무 밑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사람들… 또 일부는 바닷가에서 태양을 즐기며 수영을 하는 모습…이것이 그들의 2주간 휴가의 전부였다. 그들의 모습에선 평온함과 안락함이 풍겨져 나오고, 자연속에 묻혀 그 세상을 즐기는 순수함이 보였다. 이런 휴가를 즐기는 서구인과 우리들의 휴가는 확실히 다르다.

휴가의 사전적 의미는 “ 학교나 직장 같은 단체에서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 “ 이라고 나와있다. Holiday 혹은 Vacance 라는 표현을 보면, Holiday는 쫌 짧은 기간을, Vacance는 제법 긴 기간을 뜻한다고 한다. 유럽인이 즐기는 Vacance는 확실히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

우리가 누리는 휴가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그 속에서 쉼을 얻고 그 쉼 속에서 수양과 접목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지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품성과 지식 등을 높은 경지에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의 휴가 문화가 좀더 세련되게 바뀌어 갔으면 좋겠다.
 
구자천 대표
<약력>
1977년 2월 연세대 문과대학 졸업
1982년 2월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2003년 4월 근로자의 날 경영자부문 `대통령상`수상
2006년 5월 중소기업 경영자부문 은탑산업훈장 수훈
2007년 2월 창원대 경제학 박사
신성델타테크(주)
1987년 11월 신성델타테크(주) 설립
1992년 12월 대통령상 표창(산업계 5대 더하기 운동)
2002년 12월 국무총리상 수상(신노사문화대상)
2004년 8월 코스닥 상장
2006년 9월 신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
2006년 12월 과기부 부총리상 수상(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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