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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언론 주식열풍 대서특필..`사연도 갖가지`

권소현 기자I 2007.05.12 07:45:08

언론 연일 증시 대서특필
각양각색 투자자 소개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중국 대륙이 온통 주식 때문에 난리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면서 언론도 연일 증시 열풍을 소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국민들의 관심이 모두 증시로 쏠려있는 만큼 `경제·사회적 핫이슈`를 부각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식시황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기, 증권사 계좌 개설 현황 등을 소개하는데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가. 언론의 집중조명이 더 많은 개미들을 증시로 유도하고, 언론은 이를 다시 뉴스로 소개하는 주고받기식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스님·청소부..`화제 집중`


중국에서는 최근 한 스님이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사진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스 창싱 스님이 샨시 지방의 궈타이쥔안 증권사를 찾아 계좌를 트는 모습이 후아 샹 신문에 게재되자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이 사진을 받아 화제성 기사로 소개했다.

차이나데일리는 52세의 청소부로 성이 구씨인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후 `주식의 여신`으로 불리우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그녀는 "10년동안 일했지만 지금까지 (증시에서) 배운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또 난징 포스트가 보도한 샤오 펭의 사례도 소개했다. 투자 컨설턴트였던 샤오는 아파트와 2대의 차를 담보로 1000만위안을 대출받아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금리가 연 25%로 높은데다 연말까지 250만위안을 갚아야 한다. 또 대출업체는 샤오의 계좌를 계속 모니터링해 주식 평가금액이 800만위안 밑으로 떨어질 때에는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어있다. 만약 주가가 떨어지면 샤오는 지난 10년간 일해서 벌어놓은 전재산을 날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는 "주식에 투자해 단기간에 세배, 네배까지 벌 수 있다면 왜 해보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샤오의 경우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개미들이 증시로 몰려들면서 4월 한달동안에만 479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는 지난 2년간 개설된 계좌보다도 85만3500개 많은 수준이다. 노동절 연휴가 끝나고 개장한 지난 8일 하루에만 37만개의 계좌가 새로 개설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 발을 담그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소 3000만명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가구당 가족이 3인이라고 가정하면 최소 9000만명이 중국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셈.

중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난 9일 중국 증시의 거래량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의 거래량을 넘어섰다. 이날 총 거래량은 3769억위안(490억달러)으로 일본 증시의 269억달러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노인도 학생도 모두 주식투자 열풍 


선진 시장과는 달리 중국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어렵게 마련한 노후자금을 주식에 쏟아붓고 있는 은퇴자들이 많아 버블이 꺼지면 타격도 클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난징 포스트는 지난주 61세인 장씨의 얘기를 소개했다. 2년전 2만위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75%를 잃고 다시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최근 계좌에 있는 예금 6만위안으로 다시 주식을 사기로 했다.

그는 "증시 붐으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왠지 손실을 입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난징 포스트는 주식투자에 나선 대학생 얘기도 전했다. 난징대학에 다니는 샤오 리는 지난 3월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었다. 부모한테 받은 용돈에 여자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보태 마련한 종자돈 1만위안으로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

그는 "돈을 아끼기 위해 가끔 죽이나 빵으로 끼니를 떼운다"며 "먹을 것을 아껴 투자한 금액이 두배가 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가에는 주식투자 수익률 대회가 열리고 있다. 상하이 대학의 주식투자 동호회가 개최한 수익률 대회에는 약 5000명의 대학생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주식 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워런트

중국 언론은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개미들도 소개하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기초도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들었다가 어이없는 실수를 한 케이스도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성이 리씨인 한 개인투자자는 은행에 저축해 놓았던 30만위안으로 주식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 그녀가 산 것은 주식이 아니라 주식 워런트였기 때문.

주식 워런트는 일정 규모의 주식을 특정일에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오를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특정일에 워런트를 행사하지 못해 돈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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