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기자]해방 당시인 지난 1945년 즈음에는 소고기보다 돼지고기 값이 훨씬 비쌌던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945년 돼지고기와 소고기 값은 500그램(g)당 각각 21.7원(圓)과 15.8원으로 돼지고기가 40% 가까이 비쌌다.
지금과는 정반대로 돼지고기는 부자들이나 맛볼 수 있는 웰빙 먹거리였던 셈이다.
왜 그랬을까. 사연은 이랬다. 당시만 해도 돼지는 식용, 소는 농기구로 인식됐다. 농사를 짓다보니 농기구인 소가 필요했고 소를 기르는 집이 돼지를 기르는 집보다 많았다. 공급이 많으면 값이 떨어지는 법.
구하기 쉬운 소고기 값은 떨어지고 쉽게 구할 수 없는 돼지고기 값은 올라갔다.
그 당시 한우사육두수는 약 59만7000마리로 돼지사육두수 19만5000마리를 세배 이상 웃돌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소 밀도살이 크게 늘어 가격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렵다보다 집에서 몰래 소를 잡아먹는 일이 흔했고 이렇게 밀도살된 소고기가 시중에 풀리면서 공급을 크게 확대시켰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60년세월동안 강산이 변하면서 돼지고기 값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돼지고기 500g은 7967원으로 소고기 값 3만302원의 약 4분의 1수준이다.
금값이 헐값신세다. 해방 당시와 비교해 돼지고기 값은 36만배 가량 오른 반면 소고기 값은 무려 191만배 정도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적으로는 확실한 우세다.
전국의 돼지사육두수는 878만마리, 소사육두수는 한우와 젖소 등을 포함해 224만마리다.
앞으로 또 60년이 지나면 돼지고깃값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그 때에 가서는 소고기보다 더 우대를 받게 될 지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