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정주영 전명예회장 보유중인 자동차 지분 6.1%의 대부분을 영국계 금융회사인 쟈딘 플레밍에 매각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 PR사업본부의 김상욱이사는 "쟈딘 플레밍측이 이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현대증권 관계자와 협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르면 22일중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협상중인 지분 규모는 매각 총물량인 6.1%(1270여만주) 전체는 아니지만 5%선(1000만주)이 넘는 대부분 주식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투명한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한 약속대로 쟈딘 플레밍은 현대측과 사전에 전혀 관계를 갖고 있지 않는 순수 투자기관"이라며 "매각과 관련해 이면 계약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는 나머지 지분에 대해선 국내 투자기관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는 외환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이같은 매각 협상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2일중 쟈딘 플레밍과의 계약이 성사되면 매각증명서를 첨부해 계열분리 신청서를 공정위에 정식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쟈딘 플레밍은 지난 95년께 도산한 후 미 체이슨 맨해튼 은행에 넘어간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쟈딘 플레밍이 투자를 목적으로 현대차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일정기간 보유한 후 이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커 현대차 계열분리와 관련한 시비가 재연될 숙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거래 관행으로 볼 때 이처럼 2000억원대의 대형 거래에서는 거래 주식의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에 대비한 옵션 계약을 맺을 공산이 높다"며 "옵션 내용에 따라서 지분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쟈딘 플레밍의 손실 보전을 위해 현대측이 쟈딘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풋 옵션 계약을 맺는다면 이를 완전한 매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쟈딘 측의 풋 옵션 시행으로 현대가 차 지분을 되사게 될 경우 계열분리는 원인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한 지분 매각을 통해 자동차 계열분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던 현대는 또다시 약속위반 시비에 휘말려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측은 "쟈딘 플레밍이 차지분 인수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양측간 계약에 불투명한 소지가 있는 만큼 정당한 거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