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 ’논란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직을 걸고’ 반대하고 나섰다.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금감원의 주 업무는 금융기관을 검사·감독하는 것이지 상법은 소관 부처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경제 분야의 ‘헌법’과 같은 상법 개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작 이 원장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져도 개의치 않는 듯하다. 소신 있는 금감원장이라는 평가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융시장이라는 예민한 판에서 금감원장의 말은 단순히 ‘소신’이 아니다. 금감원장의 말은 수천만명 투자자, 수백개 금융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자 메시지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침묵의 타이밍까지 조절해가며 발언을 관리하는 이유일 것이다.
‘직을 걸겠다’는 불쑥 던진 한마디가 결기처럼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정책 조율조차 안 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임기가 고작 두 달 남은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면 공허하게 들리거나 정치적 제스처로 읽히기 쉽다. 금감원 직원들조차 ‘자기 일’이 아닌 업무에 훈수를 두는 금감원장을 여전히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이 원장은 이제라도 자신의 직함이 갖는 의미와 무게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무게를 잊는 순간 그 말은 ‘리스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