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선불업 등록을 하지 않은 ㈜문화상품권에 대해 포인트 전환 및 거래 중단이 시작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NHN페이코, SSG MONEY, 스마일페이는 4월 1일 부터 온라인 충전(전환)이 중단된다. 카카오는 선물하기에서 ㈜문화상품권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문화상품권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다만, 기존에 보유한 카카오톡 구매 상품은 문화상품권 홈페이지 내 온라인 교환소에서 교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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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문화상품권의 선불업 미등록 관련 조치사항 및 소비자 유의사항’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문화상품권 발행처인 ㈜문화상품권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상 선불업 등록 대상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영업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반면, 문화상품권과 상호가 유사한 컬쳐랜드 상품권과 도서문화상품권은 선불업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네이버페이와 NHN페이코 등에서 환전이 가능하며, 카카오 선물하기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다.
㈜문화상품권은 선불지급사업자인 이노바일㈜과 협력해 선불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금융당국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선불업 등록 절차를 진행할지 살펴봐야 한다”며 “선불업 등록을 위해서는 등록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부채비율 등 등록에 문제가 없는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계는 ㈜문화상품권의 악화된 재무 상황이 과거 해피머니상품권 환불 중단과 같은 대규모 피해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문화상품권은 선불업 등록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전금법상 선불업 등록을 위해서는 자본금 20억원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등의 인적·물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문화상품권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6억 원에 불과하며, 부채총계는 1169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만 9483%에 이른다. 감사보고서에는 ‘회사는 작년 영업손실 54억원이 발생했고, 작년 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86억원 더 많았다.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라고 기재됐다.
특히 오프라인 상품권은 온라인 환전 불가로 환불 요청이 급증할 경우 회사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문화상품권은 현재 알라딘, 넥슨,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도서문화플랫폼 ‘예스24’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사용을 재개했다.
㈜문화상품권 측은 “당사가 발행한 지류 문화상품권 및 온라인 문화상품권은 기존 사용처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는 당사 홈페이지에서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 언제든지 환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업 등록은 온라인 현금화와 관련이 있으며, 오프라인 상품권은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다”며 “금융당국은 지급 불능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해결되면 네이버페이, NHN페이코, 카카오 선물하기 등에서 사용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