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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는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제품을 수출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단 우려가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대비 21.2% 증가한 15억 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라면 수출액이 2억 1561만달러로 전년도 1억 2658만달러 대비 70%가까이 급증했다.
26%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기존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데 미국에서 한 개 2000원에 팔고 있는 삼양 불닭볶음면 가격은 2520원으로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삼양라면 관계자는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다. 관세를 부과하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느냐, 기업이 감내하느냐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며 “아무리 판매가가 낮다해도 가격을 올리면 가격 저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양은 현재 미국 현지 공장이 없어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있는 기업들도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니다. 대상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을 타고 미국 현지에서 김치가 막 팔리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우려가 크다”며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지만, 현지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관세율이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내 물가 상승, 소비 위축 가능성 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지만 K콘텐츠 열풍이 지속되고 있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