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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으로 생산·물류 자동화 고민이라면…우리 기술 어때요"[르포]

김범준 기자I 2025.03.12 18:39:20

코엑스 'AW 2025' 가보니…22개국 500여 기업 기술 뽐내
에이딘로보틱스, 로봇 '힘 센서' 10분의 1 가격으로 개발
HD현대로보틱스 '양팔로봇'에 테솔로 '로봇손'으로 파지
유진로봇·트위니 자율주행로봇, 빅웨이브 맞춤 솔루션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로봇이 사람처럼 작업을 하려면 감각 기관에 해당하는 ‘힘 센서’가 필요하지만 너무 비싸 현장에서 선뜻 도입이 어려웠습니다. 저희는 오랜 연구·개발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원천 기술로 외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염가화’ 한 국산 힘 센서를 다양한 로봇과 공정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며 자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핸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만나 “산업용 협동로봇 외에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생태계를 겨냥해 여러 국내외 기업과 접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날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이 될 다양한 센서 제품군을 선보였다. 에이딘로보틱스의 힘 센서 개당 가격은 약 150만원으로, 기존 1000만~2000만원대 기성품에 비해 가격은 확 낮추고 성능은 키웠다.

특히 로봇 손끝에 장착해 물체와의 접촉을 감지하고 파지 성능을 높이는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 라인업의 신제품 ‘AFT100’을 출시했다. 손끝뿐만 아니라 링크 및 손바닥에도 장착할 수 있는 ‘피부형 택타일 센서(ATT) 시리즈’, 로봇 발목에 탑재해 지면 반발력을 측정하는 ‘초박형 고하중 3축 힘 센서(A3FT-1000-D40)’도 공개했다.

에이딘로보틱스의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는 볼트 조립 등 정밀한 힘 제어와 섬세한 작업을 위한 로봇의 운동 신경에 해당한다면, 택타일 센서는 일체형 회로로 멀티 콘택트를 통해 물체의 질감과 형태를 감지하는 로봇의 감각 신경이 된다.

김용범 에이딘로보틱스 연구소장은 “로봇이 사람처럼 감각을 느끼고 움직이며 동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센서들로 휴머노이드를 타깃팅하고 있다”며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은 로봇이 감각을 어떻게 느끼고 학습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정호상 에이딘로보틱스 선행개발1팀장이 ‘데이터 글러브’를 착용하고 ‘인간형 로봇 핸드’ 원격 조종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이날 에이딘로보틱스는 센서 외에도 자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핸드’를 새로운 데모로 공개했다. 실시간 원격제어(텔레오퍼레이션) 모션 알고리즘을 적용해 유·무선으로 통신이 연결된 상태라면 수 킬로미터 떨어진 원거리에서도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다. 손끝에 정밀한 힘·토크 센서를 탑재해 물체를 자연스럽게 감지하고 섬세한 핸들링도 가능하다

정호상 에이딘로보틱스 선행개발1팀장은 전시 부스에서 장갑 형태의 ‘데이터 글러브’를 착용하고 손가락을 움직이자, 원격으로 연결된 로봇 핸드가 육안으로는 시차 없이 똑같이 움직였다. 정 팀장은 “사람이 착용한 글러브에서 0.01초 단위로 데이터가 전송되면 0.01초 정도 통신망을 거쳐 로봇 핸드가 0.001초 단위로 반응하며 모방 동작을 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손(그리퍼) 기업 테솔로는 올해 출시한 신제품 ‘델토 그리퍼 5핑거(DG-5F)’를 공개하고, 이날 전시에서 국내 HD현대로보틱스 및 대만 기업 테크맨로봇과 각각 협업한 새로운 양팔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DG-5F는 자체 제품 무게 1.6㎏으로 손가락의 굵기는 실제 성인 남성의 손과 유사한 로봇핸드다. 기존 3~5㎏보다 높은 수준인 7㎏까지 물체를 파지할 수 있는 적정 페이로드를 지원한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HD현대로보틱스와 테솔로가 공동 구현해 새롭게 선보인 양팔로봇이 작은 물체를 집어드는 모습.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협동로봇과 테솔로의 델토 그리퍼 5핑거가 결합한 솔루션이다.(사진=김범준 기자)
양사는 이날 테솔로의 DG-5F 로봇핸드와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협동로봇을 활용한 비정형 다물체 파지 솔루션을 데모를 통해 최초 공개했다. 피킹을 할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미리 3D 캐드(CAD)로 티칭(학습)을 해두면,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3D 비전이 작업 구역에 놓인 각각의 물체 위치를 인식한다. 3D 비전은 벨기에 기업 픽잇(Pickit) 제품을 활용한다. 그러면 양팔로봇이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물체를 오차 없이 집어 들고 지정한 구역으로 옮겨 내려놓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번 솔루션을 연구한 박인호 테솔로 연구원은 “그리퍼를 장착한 협동로봇은 다양한 산업 및 연구 현장에서 수요가 있어 개별 요청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솔로는 일반 제조업부터 자동차, 조선·해양,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도입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테솔로는 또 대만 테크맨로봇의 협동로봇이 결합된 데모에 데이터 글러브 및 트래커를 더해 비정형 다물체 파지에 특화된 양팔로봇 시스템을 선보였다. 전시 부스에서 연구원이 장갑 형태의 데이터 글러브를 착용해 손과 손가락을 움직이니, 양팔로봇과 연결된 선(트래커)을 통해 데이터가 전송돼 로봇 그리퍼가 종이컵을 하나씩 들고 옮기며 탑을 쌓았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HD현대로보틱스가 용접용 협동로봇을 전시·시연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HD현대(267250)그룹 로봇 계열사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전시에서 AI를 접목해 용접을 하는 협동로봇 기술력을 뽐냈다. 자동차 공장 등 작업장 천장에 협동로봇을 설치하면, 로봇이 AI로 주변 공간을 인식해 스스로 라인을 타고 움직이며 용접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생산 중에 다른 부품이 들어와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식해 해당하는 작업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HD현대로보틱스는 최대 50㎏를 견디는 고가반하중 협동로봇을 내년 6월쯤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유진로봇의 자율주행로봇(AMR) ‘고카트’ 시리즈가 자율주행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유진로봇(056080)은 고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고중량 자율주행로봇(AMR) ‘고카트(GoCart) 1500’을 이번 전시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하고 시연했다. 최대 1.5t을 적재할 수 있어, 고중량 자재나 완제품 이송이 요구되는 생산 및 물류 현장에서 최적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익 유진로봇 전무는 “국내 6~7곳 고객사의 경우 표준 제품이 아닌 개별 환경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했고, 한 대기업의 경우 최대 2t급 고카트 50대를 공급했다”며 “유럽연합 통합규격인증(CE)도 이미 확보해 독일·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 등 병원에서 도입을 위한 개념검증(PoC)을 마쳤고, 국내 주요 대형병원들에서도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빅웨이브로보틱스가 토탈 로봇 솔루션 ‘마로솔’(왼쪽)과 클라우드 기반 다종 로봇 통합관제 시스템 ‘솔링크’를 전시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이번 전시에서 로봇 도입부터 운영 및 사후 관리까지 돕는 토탈 솔루션 ‘마로솔’, 클라우드 기반 다종 로봇 통합관제 시스템 ‘솔링크(SOLlink)’를 각각의 브랜드로 전시했다. 특히 솔링크는 △AOD(애드 온 디바이스) △인더스트리얼 △플러스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솔링크 AOD는 예를 들어 기존 청소로봇에 AI 비전 카메라를 부착해 데이터 수집·학습을 통해 서빙로봇과 순찰로봇 등으로 용도를 다각화할 수 있다. 솔링크 플러스는 최근 삼성전자(005930)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와 연동처럼,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로봇 인프라 및 관제 기능을 연동해 즉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이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서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왼쪽)와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 ‘UR AI 엑셀러레이터’가 시연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자율주행로봇(AMR) 기업 트위니는 공장·시스템통합(SI) 기업을 대상으로 AMR을 쉽게 구축하고 운용할 수 있는 솔루션 ‘TCS’를 새롭게 선보였다. 개발자가 전문적인 이해 없이 손쉬운 운영 시나리오 편집만으로 자사 AMR ‘나르고’를 활용한 공장자동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는 “현장에서 누구나 손쉽게 로봇을 다루고 유지 보수하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핵심 취지”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협동로봇 기업 유니버설로봇은 이번 전시에서 국내 최초로 ‘UR AI 엑셀러레이터’를 공개했다. 엔비디아(NVIDIA)와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협동로봇에 고급 AI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툴킷이다. 유니버설로봇은 지난달 글로벌 전체 협동로봇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100만대 공급을 목표로 AI 기술을 접목해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AW 2025 현장은 이른 오전부터 참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AW는 아시아 최대 규모 스마트 팩토리 및 자동화 산업 전시회로,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는 22개국 500여개 기업이 2200여개 부스로 참석한다. 오는 14일까지 사흘간 열리며 누적 약 7만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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