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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김성훈·이광우 구속 면해…경찰 "기각사유 분석"(종합)

손의연 기자I 2025.03.21 23:32:13

특수단 "법원 결정 존중…사유 분석해 수사방향 결정"
법원 "증거 인멸 염려에 대한 소명 부족" 영장 기각
비화폰 서버 수사 난관 예상…공수처 이첩 등 고심할 듯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구속을 면하면서 경찰은 향후 수사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가운데)과 이광호 경호본부장(왼쪽 두 번째)이 21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기각사유를 분석해 향후 수사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허준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고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증거 대부분이 충분히 수집됐고 증거 인멸을 할 염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통신내역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특수단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해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청구하지 않았다. 이에 특수단은 서울고등검찰청에 영장 심의를 신청했고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는 지난 6일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경찰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고 검찰도 이를 청구했지만 법원 단계서 기각됐다.

경호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경찰의 수사 난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경호처가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크다며 구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경찰은 앞서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실 등을 대상으로 수 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다. 비화폰 서버는 비상계엄 당시 내란 관계자들이 소통한 내역이 담겨 있는 핵심 증거로 꼽히기 때문이다.

당시 경호처는 공무상·군사상 기밀 등을 이유로 들어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기밀에 해당하는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경찰은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이첩과 불구속 송치 등 방안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직후 입장문에서 “공수처의 위법 수사와 이에 야합한 국수본의 불법행위에 법원이 또 한번 경고를 한 것”이라며 “경호처 간부들은 국가 안보와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한 것이다. 국수본은 보복 수사와 인권 침해적인 위법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이날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등을 부인했다. 김 차장은 “비화폰은 보안업무 규정과 정보통신 규정에 의해 분실·개봉되거나 제3자의 손에 들어갈 경우 번호를 교체하거나 보안조치를 반드시 하게 돼 있어 해당 규정에 따라 보안 조치를 강구한 것일 뿐이지 삭제 지시는 없었다”며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경호법에 따라 경호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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