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이 다시 한번 불붙었다.
아시아 장에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를 하회하는 등 트럼프 관세 정책 충격으로 인한 경기 침체, 통화정책 완화 내러티브가 글로벌 금리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때마침 이날 장 마감 후엔 미국 3월 고용보고서 외에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등장하는 만큼 그의 발언에 시장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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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6.2bp 내린 2.544%를, 10년물은 4.6bp 내린 2.692% 마감했다. 20년물은 3.8bp 내린 2.615%, 30년물은 3.1bp 하락한 2.528%로 마감했다.
고시 금리는 장내 금리와 장외 금리의 가중평균치로 업계에선 금리 동향 참고용으로 쓰인다. 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2.2bp 하락 중이다.
한 채권 운용역은 “이제는 불확실성이 아예 해소가 됐으니까 확실하게 미국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제도 미국채 하락분을 제대로 반영 못했는데 이젠 불확실성이 걷히니까 제대로 글로벌 금리를 반영하는 셈”이라고 봤다.
이어 “간밤 미국채 2년물이 거의 20bp 가까이 빠졌으니까, 국내 3년물도 그걸 따라간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채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국내 금리의 동조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와 눈길을 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관세 관련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장기금리가 급락하는 이유는 시장도 연준의 후행적 대응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을 6월로 유지하나 인하 횟수는 기존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KTB3)에선 4만 2353계약, 10년 국채선물(KTB10)에선 1만 7241계약을 샀다. 다만 장외시장에선 국채 현물을 78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금리가 대거 하락한 만큼 현물 비중을 소폭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경 규모의 확대 가능성 프라이싱 및 중장기적으로 야당으로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할 수 있다”면서 “재정 기조가 확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조기대선 및 8월말 중기 재정운용계획까지 국채 발행 부담은 기존 대비 확연히 높아질 수 있으며 3분기 중 경기 부양 목적의 2차 추경 편성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