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아도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앞뒤 좌우로 지나가는 도쿄 시부야의 명물 스크램블 교차로. 현지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은 이곳을 일본의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의 심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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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시부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입주 기업 직원들이 모여앉아 업무를 보는 공간과 스크램블 교차로가 보이는 휴식 공간이 눈길을 끈다. 사무실 한켠에는 널찍한 회의 공간이 마련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이스트벤처스와 ZVC의 포트폴리오사 25곳이 입주해 있다. 이스트벤처스가 시드 투자를 하면 ZVC가 프리 시리즈A 혹은 시리즈A 단계로 기업이 성장했을 때 투자에 참여하는 구조다.
하이브 시부야에 입주할 수 있는 기간을 약 1년. 지금까지 약 80개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쳐 갔다. ZVC 관계자는 “썬 프론티어는 일종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을 지원하는 구조”라며 이곳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롯폰기나 아카사카로 본사를 옮긴다고 설명했다. 테크 중심의 젊은 창업자를 모아 피치 이벤트를 열고 우수한 기업에는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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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시부야에서 나와 스크램블 교차로를 건너 시부야역에 도착하면 있는 관광객으로 가득한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 바로 옆에도 스타트업이 대거 입주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극초기 단계로 법인화도 안 된 300여 개 프로젝트뿐 아니라 80여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대기업 스폰서들도 입주해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재개발이 한창이라 거리 곳곳이 혼잡한 시부야역 근방. 현지 관계자들은 이곳에 글로벌 VC들이 차린 스타트업 커뮤니티 공간이 즐비하다고 설명한다. 현지 VC 한 관계자는 “마치 실리콘밸리처럼 곳곳에서 시부야에 있는 스타트업과 VC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도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다”며 “각 잡고 열리는 데모데이뿐 아니라 커피챗 형태의 교류 행사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하이브 시부야의 경우 VC 스크램블이라는 정기 매칭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초기 단계 전문 투자사부터 후기 단계에 집중하는 VC, 딥테크나 헬스케어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VC까지 다양한 투자사가 참석한다. 대기업 산하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나 현지 VC 중 글로벌 투자를 집행하는 곳도 있어 글로벌 창업자들에게도 자금 조달 기회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