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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우선 고환율 부담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면 그나마 식품업계 원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원달러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147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이날 헌재 결정 후 1430원대까지 급락했다. 원달러환율이 하락하면 원부자재 수입 부담이 줄어 식품회사의 가격 인상 필요성이 줄어든다.
또한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통령 대행체제로 전환돼 느슨해졌던 정부의 가격 관리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무총리의 대행 체제이긴 하지만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확실한’ 관리 체제로 전환된 데다 차기 대선이 가시권에 들면서 ‘미래 권력’을 앞둔 식품업계의 눈치싸움도 시작될 수 있다.
헌법은 파면 등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을 뽑기 위한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차기 대선은 늦어도 6월 3일에는 치러져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50일 전까지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는 14일까지는 대선일이 지정돼야 한다.
대선 국면에서 추가경정예산 추진이 빨라질 수 있는 데다 극단의 정치적 대결에 대한 반작용으로 경제살리기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어 내수 회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비내구재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2.5% 줄었다. 비내구재 중 음식료품 소비는 6.3%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이며 감소율은 지난해 2월(-6.6%)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환율이 안정화되고 정부의 가격 관리 통제력이 강화되면 식품업계 도미노 인상이 주춤해질 수 있다. 식품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통상 일년에 한번 인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인상을 단행한 곳이 많다”며 “조기 대선 국면에서 눈치보기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식품업계 가격 도미노 인상으로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뛰어 1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대를 유지하던 가공식품 물가는 석달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초콜릿(15.5%), 김치(15.3%), 양념소스(11.5%), 커피(8.3%), 빵(6.3%) 등 크게 올랐다. 외식 물가도 3.0%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앞질렀다.
다만, 식품업계 가격 인상 행렬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 시기를 보면 대선 국면에서는 정치 이슈에 관심이 쏠려 ‘편하게’ 가격 인상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가격 인상 품목이 많긴 하지만 전체 품목수에 비해 인상 품목이 적은 곳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