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이달 내에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는 지난해 8월부터 해를 넘겨 끌어오고 있다. 당시 우리금융은 약 1조5500억원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금융감독원의 경영 실태 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자회사 인수를 제한받는 상황이 됐다. 이후 우리금융은 당국의 지적사항을 반영한 경영 개선안을 제출했고 금융당국은 일정 요건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르면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의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할 때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정례회의 전까지 최종 보고서를 정리하고 인수 승인 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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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MG손보는 말 그대로 표류하고 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네 번의 매각이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고용승계 문제로 노동조합과 갈등을 벌이다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아야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대형 손보사들이 계약 이전에 미온적이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감액이전(계약을 이전받는 보험사가 보장 범위나 보험금을 일부 축소하는 것)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가입자들이 반발하면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몸값이 높은 롯데손해보험도 M&A가 쉽지 않은 매물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손보는 올해 다시 한번 매각을 본격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몸값이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약 2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적 악화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1.5%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JKL이 롯데손보 작년 실적 결산을 내놓으면서 매각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전 몸값(2조원대)은 보험계약마진(CSM) 값을 다 받으려고 하면서 나온 수준인데 이보다는 눈높이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