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저가매수 기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를 적극 늘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시대가 돌아온 것이다. 금리 인하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투자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되자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대체투자로 더욱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상품에도 5%대 금리가 나왔던 고금리 시기는 지나고 이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큰 손들도 자산투자 전략을 재조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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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공제회는 또 최근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 위탁운용사로 이지스자산운용과 라살자산운용을 선정하기도 했다. 총 2억5000만달러(약 3440억원)를 투자하는데 이들 운용사는 미국, 유럽, 영국, 일본 등 글로벌 해외 상장 리츠에 투자한다.
국민연금 역시 최근 미국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 타우센드그룹과 호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메트릭스크레딧파트너스 지분 4.17%를 인수키로 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호주 현지 상업용 부동산 대체투자 분야의 투자 집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 기관투자자는 “공제회 기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해외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선제적으로 투자하자는 의미에서 해외에서 가격 조정이 많이 된 오피스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도 투자…사모신용 꾸준히 인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그동안 최선순위 대출에만 수요가 몰렸지만 최근 들어서 중순위나 후순위 자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려들고 있는 분위기다.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국내 부동산 PF 우려가 확산하면서 한동안 들여다 보지 않았던 브릿지론도 최근에는 살펴보는 투자자들이 생겼다”면서 “건설사 신용보강이나 채무 매입 확약을 기반으로 하는 브릿지론과 PF 복합 형태 딜에 투자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공급 과잉 이슈로 외면받았던 물류센터도 최근 기관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투자처로 꼽힌다. 공급 과잉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금을 구하기 쉽지 않다보니 기관 입장에서는 투자 조건이 아직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는 아직 공급과잉이지만 상온물류는 투자 메리트가 높다”면서 “물류센터는 투자금을 구하기 쉽지 않다보니 금융조건이 괜찮게 나오는 편이라 입지 좋은 투자처를 찾아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사모대출 등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부문은 작년부터 올해도 여전히 각광받는 투자처 중 하나다. 행정공제회는 사모신용의 투자비중을 오는 2029년 33.5%까지 늘리고 실물자산 비중은 29%까지 낮추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과학기술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도 올 들어서 크레딧 전략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가 더 떨어지게 되면 내부적으로 세워둔 수익률을 맞춰줄 자산 찾기가 더욱 쉽지 않아질 것”이라면서 “투자처를 찾는 것 자체가 일이 된 상황인만큼 대체투자 필요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해 이데일리는 오는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서울에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대체투자 로드맵’을 주제로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를 진행한다. 급변하는 환경 속 대체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