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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8일 무기한 총파업 최대 기로…노사 ‘공멸’ 우려

김은경 기자I 2025.04.04 15:37:02

교섭 재개 난항…파업 손실 규모 커져
노조 “현대차 수준 성과급” 요구 지속
트럼프 철강 관세로 불확실성 ‘극대화’
실적 악화에 내년 임단협 협상 ‘악순환’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발(發) 관세폭탄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가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한 가운데 성과급을 둘러싼 현대제철 노사 갈등이 끝을 모르고 지속하는 양상이다.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해 온 노조가 무기한 전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가 공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 노동조합은 오는 8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회사가 추가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고 미국 제철소 투자와 희망퇴직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성명을 통해 “사측이 새로운 안건을 제시하며 진지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할 생각이 없다면 오는 8일 오전 7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정규직·자회사·비정규직 대표자들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일 총파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금속노조)
이번 파업에는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와 자회사, 비정규직 지회 등 1만1000명에 가까운 직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노조가 제시한 협상의 마지막 기한은 오는 7일이다. 노조는 최근까지 이어오던 당진 냉연 공장 부분 파업을 해제했다. 노사는 ‘평화교섭 기간’으로 설정한 이날까지 교섭 재개를 추진했지만 실제 교섭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으나 현재까지 성과금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노사 협상에서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더해 ‘기본급의 450%+1000만원’을 성과금으로 제시했으나 노조는 충분하지 않다며 그룹사인 현대차의 ‘기본급 500%+1800만원’ 수준에 맞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노조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발 공급과잉과 전방 수요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23조2261억원, 영업이익은 50.6% 감소한 3144억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은 큰 위기를 맞은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철강 수출은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달 예고대로 4월 한 달간 인천 철근공장 전면 셧다운에도 돌입했다. 이미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파업에 따라 실적이 악화하면 자연스레 노조가 내년에 받게 될 성과급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는 노사 갈등의 악순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와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고심 중이다”라고 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 2024년 성과급 요구안.(자료=현대제철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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