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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엔비디아 중국 사업…번 돈 15% 내고 '백도어'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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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08.11 15:46:55

엔비디아, 中수익 15% 美정부에 납부 합의
사상 첫 '수출 수수료'…"전형적인 트럼프 스타일"
마진 희생해서라도 中시장 경쟁력 유지 판단
中, 엔비디아 백도어 여론전…기술 자립 촉구

[이데일리 김겨레 김윤지 기자] 엔비디아가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내기로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우여곡절 끝에 중국 수출길을 열었지만 현지에서는 ‘백도어’ 논란에까지 휘말리며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AFP)
엔비디아·AMD, 中수출 위해 ‘15% 수수료’ 납부키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와 AMD가 대중 반도체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의 중국 내수용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20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가 두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 H20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발급하지 않다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한 이후에야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FT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에 수출 허가에 대한 ‘수수료’ 성격의 돈을 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AMD도 MI308 칩 수익 가운데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얻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내기로 한 사례는 없었다.

마진율이 70%가 넘는 엔비디아는 중국 수익의 15%를 미 정부에 내더라도 수십억 달러가 남을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제한적이라도 중국 시장 판매를 유지해야 향후 규제가 완화될 경우 빠르게 재확장이 가능하다.

세계 2위 GPU 시장인 중국은 이미 엔비디아 생태계에 맞춰 개발 환경을 구축해왔는데,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철수할 경우 이를 화웨이 등 다른 반도체 기업이 대체해 엔비디아가 글로벌 기술 전쟁에서 패권을 잃을 위험도 있다.

FT는 “이번 거래는 관세를 이용해 해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유도하는 ‘맞교환’을 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전형적인 거래 방식”이라고 전했다.

중국, 엔비디아 ‘백도어’ 논란 점화…“정치적 의도”

엔비디아가 15%의 이익을 정부에 떼주기로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중국 수출길을 열었지만 현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연일 H20의 보안 문제를 지적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중국 관영매체 중앙(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위챗 계정 ‘위위안탄톈’은 이날 “엔비디아 H20 칩이 친환경적이지도, 기술적으로 진보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면 소비자는 이를 구매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고 밝혔다. 이 계정은 특히 H20칩에 원격 종료 기능을 포함한 ‘백도어’가 설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31일 엔비디아 H20 칩에 정상적인 인증이나 보안 통제를 우회할 수 있는 백도어와 관련한 보안 위험이 있는지를 설명하라고 엔비디아에 요구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달 초 엔비디아가 보안 취약점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H20 등 엔비디아 칩을 수입하기 위해 미국과 계속 협상하면서도 보안 문제를 제기하는 ‘양면 전술’을 사용하는 것은 미 정부와 엔비디아를 상대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역시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제재의 명분으로 국가 안보 위협을 내세운 바 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중국 기업에 기술 자립을 촉구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산 제품의 보안 위험을 부각시켜 중국 칩 사용 명분을 쌓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가 ‘소비자가 이를 구매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중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을 자제하라는 의도로 읽힌다.

엔비디아는 이날 “사이버 보안은 당사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칩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재차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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