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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 요격하라…물류 강화로 대항하는 이커머스

김정유 기자I 2025.04.03 15:03:24

CJ대한통운과 잇단 협력, ‘매일 오네’로 물류 강화
네이버·SSG닷컴·G마켓 이어 홈쇼핑사들도 참여
물류경쟁력 통해 ‘유통강자’된 쿠팡에 대항마될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가 물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유통 공룡’ 쿠팡 추격에 나선다. 올해 주 7일 배송 등으로 ‘끊김 없는 배송’을 내세운 CJ대한통운(000120) 물류망을 적극 활용해 이커머스 소비자 흡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CJ대한통운과 협력한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 (사진=G마켓)
◇물류 강화 나선 이커머스 업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자사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에 맞춰 배송 브랜드를 기존 ‘네이버 도착보장’에서 ‘네이버 배송’(N배송)으로 개편했다. 골자는 △오늘배송(당일) △내일배송(익일 도착보장)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 배송 서비스의 세분화다. 또한 네이버는 기존 판매자(셀러)들이 물류사와 개별 계약하던 구조를 자사가 셀러들을 모아 풀필먼트사와 직접 계약하는 형식으로 물류 시스템도 바꿨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SSG닷컴도 수도권 일부에서만 진행했던 새벽배송을 최근 화성 등 경기 남부권, 충청·세종권 등 중부지역으로 확대했다. 더불어 부산과 대구, 광주까지 새벽배송 권역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SSG닷컴은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도 수익성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G마켓도 지난해 신세계·CJ그룹간 업무협약 이후 도착보장 서비스 스타배송을 도입, 주 7일 배송을 진행 중이다.

홈쇼핑 업계 역시 물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올해 주 7일 배송을 실시했고 NS홈쇼핑도 최근 같은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홈쇼핑사들의 판매 전략은 주말에 여행 및 보험, 상조 등 무형상품 위주였지만 최근엔 시장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주말 일반 소비재 판매까지 확대하기 위해 배송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CJ온스타일은 올해 1월부터 2월 말까지의 토요일 주문량이 전년 동기대비 38% 늘었고, 물동량 역시 11.3% 증가했다.
CJ대한통운 곤지암 풀필먼트센터 전경.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손잡은 이커머스, 쿠팡 대항마 될까

이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물류 강화 움직임은 CJ대한통운이 연초 론칭한 ‘매일 오네’ 서비스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일 오네는 일요일·공휴일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주 7일 배송 서비스다. 현재 국내 유통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쿠팡에 ‘이커머스 연합군’이 CJ대한통운 물류망을 통해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부터 CJ그룹과 제휴를 맺고 물류 동맹에 나서고 있다. 특히 SSG닷컴이 부산과 대구, 광주 등까지 배송지를 확대한 것도 CJ대한통운의 물류자산을 활용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도 2020년부터 지분교환을 통해 연합하고 있다.

직구업체들 역시 매일 배송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요일이 휴무였던 과거에는 토요일자 통관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2~3일이 소요됐지만, 이제는 일요일에 바로 수령할 수 있을 만큼 기간이 축소돼서다.

업계의 관심은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 이커머스 업계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휩쓴 쿠팡을 견제할 수 있느냐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4조원, 추정 결제액 약 55조원에 달하는 압도적인 성적표를 기록했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국내 소매시장(515조원)에서 쿠팡의 매출 점유율은 8.7%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쿠팡의 급성장엔 물류가 큰 역할을 한 만큼 CJ대한통운의 손을 잡은 이커머스 연합군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타 이커머스와의 차이를 만들어 냈던 일요배송이, 이제는 원하는 셀러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된 만큼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소비자의 효익 증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셀러들이 물류 경쟁력을 통해 동반성장한다면 장기간 건강한 유통 생태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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