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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잘하세요?" 질문에…'블랙 출신' 홍장원 답변은?

한광범 기자I 2025.04.18 19:00:00

CBS라디오 인터뷰서 ''30년 근무'' 국정원 애정 드러내
"''北, 러 파병'' 첫 분석…정보기관 프리미어리그 인정"
"블랙 근무, 섬뜩·보람…도전할 만한 가치 홍보하고파"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BS 유튜브 갈무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주요 인사 체포지시를 처음 폭로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국정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홍 전 차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육군 최정예 대테러부대인 707특수임무단 중대장 등 군에서 5년간 복무한 후 1992년 국정원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블랙’ 등으로 근무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2020년 국정원에서 퇴직한 후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 국정원에 복귀해 대북특보와 1차장으로 근무했지만, 체포명단을 폭로한 후 해임됐다.

홍 전 차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1만명 이상 파병한 것을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전격 확인했다”며 “국정원이 이 부분을 확인할 때 정말 세계 정보기관들, 특히 나토 국가들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반향 때문에 제가 나토를 가서 정보 브리핑까지 했다”며 “국정원이 (야구에서의) 메이저리그, (축구에서의) 프리미어리그로 인정받은 계기가 된 것이다. 국정원이 대단히 역량 있는 기관이기에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정원은 2012년 대선 개입 등 정치관여 행위는 물론,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을 주도한 것이 드러나 문재인정부에서 ‘국내정보 수집 금지’와 ‘대공수사권 폐지’라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를 두고 여전히 국정원의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국내정보·대공수사권 폐지 후 더 특화된 업무에 집중”

홍 전 차장은 “(일각에서) 국내정보 안 하고 대공수사권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아니다”며 “훨씬 더 특화된 업무로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틀림없이 이런 부분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이 국내정보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해외정보 역량)으로 마치 K-팝처럼 정보기관 소사이어티에서 위상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미국 CIA, 영국 MI6, 이스라엘 모사드의 소통 사례를 언급하며 국정원의 정보기관으로서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부분을 공개할지, 어떤 것을 반드시 숨겨야 할지 업무를 나눠야 한다. 반드시 숨겨야 할 것이 공개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고, 공개해야 될 부분을 공개하지 않으면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BS 유튜브 갈무리)
윤 전 대통령 지시를 폭로한 후 자신을 향한 일부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좌표찍기’ 공격에 대해 “최근에 쭉 리뷰를 해보며 ‘이게 권력과 정권에 있어서의 카르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 같은) ‘내부자들’ 시즌2 아니면 ‘홍장원판 내부자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 반대라는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한두 사람 정도는 권력의 수레바퀴에 깔려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의 행태는)우리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民김병기 “홍장원은 프로? 건들면 큰일 나”

자신을 향한 공격 수준에 대해선 “메이저언론과 제가 평소 자주 듣던, 여론 주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유튜버들이 참전하니 판이 다르단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어느 정도가 되니 돈 좀 벌어보겠다는 유튜버나 아니면 소위 지라시들이 거의 배설물을 배출하는 수준이었다. 그 부분 중 많은 부분은 국정원 아니면 모르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블랙요원’ 출신인 홍 전 차장은 ‘싸움 실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술 잘하시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예?”라고 반문하며 “제가 동그란 공으로 돼 있는 걸 잘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혼자 하는 운동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한 유튜브에 출연해 ‘홍 전 차장을 신변보호 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는 지적에 “홍 차장을 신변보호 해야 한다고?”라고 웃으며 반문한 후 “혹시라도 홍 전 차장 마음에 안 든다고 주위에서 장난치면 안 된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다르다. 진짜 불구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제가 한때 블랙으로 굉장히 좀 다이내믹하게 (활동을 했지만) 이제 환갑이 지났다”며 “블랙이 나이를 먹어서 이제 그레이 요원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웃으며 넘겼다.

그는 국정원에서의 30년 근무 경험에 대해 “너무 재미있었다”며 “저처럼 블랙 하던 친구가 차장까지 한 것은 국정원 및 안기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국정원이 지향하는 바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 근무는) 섬뜩함도 있지만 보람도 있었다. 그래서 혹시 관심 있는 분들에겐 정말 재미있고 또 나름대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일들을 하니까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라고 홍보하고 싶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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