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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차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육군 최정예 대테러부대인 707특수임무단 중대장 등 군에서 5년간 복무한 후 1992년 국정원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블랙’ 등으로 근무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2020년 국정원에서 퇴직한 후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 국정원에 복귀해 대북특보와 1차장으로 근무했지만, 체포명단을 폭로한 후 해임됐다.
홍 전 차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1만명 이상 파병한 것을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전격 확인했다”며 “국정원이 이 부분을 확인할 때 정말 세계 정보기관들, 특히 나토 국가들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반향 때문에 제가 나토를 가서 정보 브리핑까지 했다”며 “국정원이 (야구에서의) 메이저리그, (축구에서의) 프리미어리그로 인정받은 계기가 된 것이다. 국정원이 대단히 역량 있는 기관이기에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정원은 2012년 대선 개입 등 정치관여 행위는 물론,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을 주도한 것이 드러나 문재인정부에서 ‘국내정보 수집 금지’와 ‘대공수사권 폐지’라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를 두고 여전히 국정원의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국내정보·대공수사권 폐지 후 더 특화된 업무에 집중”
홍 전 차장은 “(일각에서) 국내정보 안 하고 대공수사권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아니다”며 “훨씬 더 특화된 업무로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틀림없이 이런 부분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이 국내정보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해외정보 역량)으로 마치 K-팝처럼 정보기관 소사이어티에서 위상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미국 CIA, 영국 MI6, 이스라엘 모사드의 소통 사례를 언급하며 국정원의 정보기관으로서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부분을 공개할지, 어떤 것을 반드시 숨겨야 할지 업무를 나눠야 한다. 반드시 숨겨야 할 것이 공개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고, 공개해야 될 부분을 공개하지 않으면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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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통령이 탄핵 반대라는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한두 사람 정도는 권력의 수레바퀴에 깔려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의 행태는)우리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民김병기 “홍장원은 프로? 건들면 큰일 나”
자신을 향한 공격 수준에 대해선 “메이저언론과 제가 평소 자주 듣던, 여론 주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유튜버들이 참전하니 판이 다르단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어느 정도가 되니 돈 좀 벌어보겠다는 유튜버나 아니면 소위 지라시들이 거의 배설물을 배출하는 수준이었다. 그 부분 중 많은 부분은 국정원 아니면 모르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블랙요원’ 출신인 홍 전 차장은 ‘싸움 실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술 잘하시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예?”라고 반문하며 “제가 동그란 공으로 돼 있는 걸 잘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혼자 하는 운동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한 유튜브에 출연해 ‘홍 전 차장을 신변보호 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는 지적에 “홍 차장을 신변보호 해야 한다고?”라고 웃으며 반문한 후 “혹시라도 홍 전 차장 마음에 안 든다고 주위에서 장난치면 안 된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다르다. 진짜 불구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제가 한때 블랙으로 굉장히 좀 다이내믹하게 (활동을 했지만) 이제 환갑이 지났다”며 “블랙이 나이를 먹어서 이제 그레이 요원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웃으며 넘겼다.
그는 국정원에서의 30년 근무 경험에 대해 “너무 재미있었다”며 “저처럼 블랙 하던 친구가 차장까지 한 것은 국정원 및 안기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국정원이 지향하는 바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 근무는) 섬뜩함도 있지만 보람도 있었다. 그래서 혹시 관심 있는 분들에겐 정말 재미있고 또 나름대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일들을 하니까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라고 홍보하고 싶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