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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이 업황 부진에 내리막을 걷다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결정타가 됐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수는 1182만1000주로, 증자 비율은 16.8%다.
삼성SDI 투자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실이 커지는 와중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분 가치마저 희석될 우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삼성SDI 주가는 57.31% 빠졌다. 배터리 대장주이자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1.88% 하락한 것 대비 낙폭이 크다. 한 개인투자자는 종목토론실을 통해 “주주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유상증자를 해야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단기적으로는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등 보유 자산 매각보다 유증을 선택해 주가에 매우 부정적”이라며 목표가 및 투자의견을 ‘홀드’로 하향했다.
다만 대규모 유증이 주가에 악재라는 것에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판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국내외 고객 수요에 대응한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이슈를 제외하면 장기 성장판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2027년 하반기로 양산 목표를 제시한 상황에서 양산 가시성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이슈 및 재무구조 악화로 주가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도 “추가적인 대규모 조달 우려는 제한적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며 증자 목적이 고객사 확대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산업 전반의 재고 조정 뒤 올해 2분기 재고 축적이 나타나며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형전지 가동률 부진이 예상 대비 장기화하고 유럽의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판매 계획치를 종전 목표 대비 내렸다는 사실은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