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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주가라니”…삼성SDI 개미 분통, 증권가 전망은 엇갈려

이정현 기자I 2025.03.17 17:00:32

업황 우려에 우하향하던 주가, 2兆 유증 직격탄
5년 만에 20만원대 붕괴…팬데믹 이전 수준
“단기 주가 하락 불가피하나 장기 성장판 구축은 긍정적”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삼성SDI(006400) 주가가 5년 전으로 돌아갔다. 전기차 캐즘에 2차전지 산업의 성장 동력이 실종되면서 주가가 주춤하더니 유상증자 마저 겹쳤다.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를 피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의견이 제기된다.

AI 생성 이미지
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0.52% 내린 19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8만68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주 20만원대가 무너지더니 이제는 19만원대 수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삼성SDI의 주가가 20만원대 아래로 밀린 것은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2차전이 업황 부진에 내리막을 걷다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결정타가 됐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수는 1182만1000주로, 증자 비율은 16.8%다.

삼성SDI 투자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실이 커지는 와중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분 가치마저 희석될 우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삼성SDI 주가는 57.31% 빠졌다. 배터리 대장주이자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1.88% 하락한 것 대비 낙폭이 크다. 한 개인투자자는 종목토론실을 통해 “주주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유상증자를 해야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단기적으로는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등 보유 자산 매각보다 유증을 선택해 주가에 매우 부정적”이라며 목표가 및 투자의견을 ‘홀드’로 하향했다.

현대차증권은 주주가치 희석 및 실적 전망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가를 24만원으로 하향했다. 강동진 연구원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라며 “악재로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향후 전고체 전지 수요 구체화 및 신규 수주 등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규모 유증이 주가에 악재라는 것에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판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국내외 고객 수요에 대응한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이슈를 제외하면 장기 성장판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2027년 하반기로 양산 목표를 제시한 상황에서 양산 가시성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이슈 및 재무구조 악화로 주가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도 “추가적인 대규모 조달 우려는 제한적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며 증자 목적이 고객사 확대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산업 전반의 재고 조정 뒤 올해 2분기 재고 축적이 나타나며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형전지 가동률 부진이 예상 대비 장기화하고 유럽의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판매 계획치를 종전 목표 대비 내렸다는 사실은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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