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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누가 조종하듯, 구불구불 도로 자유롭게
우한시를 운행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로보택시 ‘아폴로’다. 2013년부터 자율주행 사업에 진출한 바이두는 현재 뤄보콰이파오 서비스를 통해 우한을 비롯한 중국 10여개 도시에서 아폴로를 운영 중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5월부터 완전한 자율주행인 4단계(L4)를 지원하는 거대 AI 자율주행기반모델(ADFM)과 6세대 자율주행 차량인 RT6를 공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우한에서 RT6의 주행과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공개했는데 한국 언론에 이런 모습이 공식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T6는 이전 모델은 RT5와 마찬가지로 L4급 완전 자율주행을 적용한 차량이지만 직접 사람이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RT5와 달리 배터리 교환 방식을 채택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우한 시내에서 뤄보콰이파오의 로보택시가 오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관련 앱을 내려받은 후 본인 인증을 거치면 호출도 간단하다.
우한의 호텔 근처에서 로보택시를 호출했다. 호출과 동시에 로보택시가 배차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자가 없는 차량이 도착했다.
RT5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로 운전석·조수석과 뒷좌석 사이를 플라스틱 재질 투명 가림막이 설치됐다.
새로 나온 RT6는 다목적차량(MPV) 형태여서 실내 공간이 한층 넓고 운전석의 핸들 부분에만 가림막을 설치해 시야를 좀 더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앱 또는 차량 내부 모니터를 통해 문을 여닫을 수 있고 온도 조절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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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를 켜고 차선 변경도 수월하게 했으며 앞에 한 골목길에서 화물차가 진입하려고 하자 경계의 의미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60km 초반이었다.
13km 정도의 거리를 약 40분간 주행한 소감은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로보택시를 탄 동행자는 “주변에서 누가 차량을 조종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섞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주행 중 이 차량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을 정도였다. 가속이나 제동 과정에서 초보 운전자가 미숙하게 차량을 조작하는 느낌도 있었으나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초보 느낌’ 안전 강조하니 교통 저해하기도
우한은 바이두의 로보택시가 1000여대 다니는 자율주행의 도시다. 우한 도로에서 로보택시가 지나다니는 모습은 낯선 광경이 아니었고 일반 시민들도 스스럼없이 로보택시를 호출해서 탑승했다. 로보택시 앞에서 어떻게 문을 열어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자 길 가던 한 시민은 친절하게 탑승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우한에서 만난 여러 명의 택시 기사들도 무인 자율주행인 로보택시에 대해 ‘안전하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반 택시에서 만난 한 기사는 로보택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너무 규정 속도와 기준을 지키기 때문에 일반 교통의 흐름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안전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한시에선 지난해 택시 기사들이 로보택시를 두고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며 서비스 사용 제한 청원을 올린 적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택시 기사들이 로보택시 자체 기능에 대해선 인정을 한 것이다.
우한의 디디(중국판 우버) 기사는 “택시 기사 반발은 클 수 있지만 디디의 경우 로보택시에 큰 반감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 “관광지를 가거나 체험하고 싶을 때 이용하는 건 좋은 경험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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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보콰이파오 관계자는 “바이두의 ADFM 기반의 RT6는 AI 기술과 차량 공학의 깊은 융합을 실행했다”며 “지금까지 1억5000만km 자율주행 중 큰 인명 사고는 없었고 사고 발생률은 인간 운전자 14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제한 없이 전면 운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일단 안전 우선으로 주행하다 보니 승객이나 주변 운전자 입장에선 다소 답답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교통이 원활한 도로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정체 구간에 진입 또는 차선 변경 시 주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자율주행이 낯설지 않은 우한에서도 도심이나 관광지, 기차역·공항처럼 극심한 혼잡지역에선 로보택시의 운행이 제한된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임기응변이 떨어지다 보니 교통 체증을 더 유발할 수 있다는 택시 기사 등 청원에 따른 것이다.
일반 도로에서도 승객이 서 있는 자리로 오는 것이 아니라 도로마다 지정된 구간에서만 호출된다. 사전에 입력된 승·하차 지점을 중점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미세한 출발·목적지까지 따로 조정할 수 없다.
바이두는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상용화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시장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홍콩에서 시범 서비스 승인을 받았고 지난달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올해부터 RT6를 배치키로 했다.
바이두 관계자는 “올해는 서비스 확장에 가장 중요한 해로 어느 때보다 빠르게 차량 규모를 늘릴 것”이라며 “해외 시장을 적극 확장해 경쟁 우위를 중국 본토 외 지역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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