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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가 공개’ 틱톡 효과 있었다…美쇼핑객들 우르르

방성훈 기자I 2025.04.16 15:19:53

"美소비자, 中 전자상거래 앱 샅샅이 뒤지는 중"
"210만원 루이비통 짝퉁 지갑 3.24달러" 한마디에
中쇼핑앱, 美앱스토어 2위 기염…플랫폼도 홍보 지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인플루언서들의 ‘원가 공개’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쇼핑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DH게이트 앱.(사진=애플 앱스토어)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들이 핸드백, 요가 팬츠, 지갑 등과 같은 저렴한 상품을 찾기 위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앱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DH게이트(DHgate) 앱은 애플의 미국 앱스토어에서 2위로 올라섰다. DH게이트 외에도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Taobao)와 쉬인 등의 다운로드가 크게 늘었다.

DH게이트와 협력하는 CTS 인터내셔널 로지스틱스의 주가는 이날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하루 상승 제한폭인 10%까지 뛰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인들이 똘똘 뭉친 결과다. 틱톡,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중국 공장 생산 원가를 공개하는 게시물이 급증했다. 일부 중국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는 명품을 똑같이 모방한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상들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핸드백과 의류가 사실은 중국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미국 소비자가 직접 주문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링크와 연락처 등을 함께 제공한다.

DH게이트에서 에르메스 가방을 홍보하는 한 인기 틱톡 영상에선 “당신은 똑같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에르메스 게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돈을 아끼고 2025년 여름에 맞춰 버킨백과 미니 켈리를 손에 넣으세요”라고 소개한다.

한 판매자는 DH게이트에 정가 98달러짜리 룰루레몬 요가 팬츠를 13달러에 올려 1만개 이상 판매했다. 또다른 판매자는 정가 1490달러인 루이비통 포셰트 지갑의 ‘짝퉁’ 제품을 불과 3.24달러에 100개 이상 판매했다.

별다른 제재도 없다. 오히려 DH게이트는 지난주 판매자들에게 ‘관세 호위 계획’(Tariff Escort Plan)을 공개 서한으로 보내 트래픽, 보조금, 물류, 기타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들어오는 소포 접수를 중단한 상황에서 판매자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고 매출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아예 발벗고 나선 것이다.

(사진=엑스 캡처)


홍보 영상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에선 소비자가격 인상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달 2일부터 800달러 미만 수입품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폐지하고 120%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하게 직구가 가능한 기간이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미국에서 ‘작은 노란 앱’(Little Yellow App)으로 알려진 DH게이트는 ‘여성 마윈’으로 불리는 다이앤 왕이 2004년 설립했다. 현재 260만명 이상의 등록 공급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3000만개 이상의 온라인 상품을 생산한다. 약 200개 국가·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10개 이상의 해외 창고 및 100개 이상의 물류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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