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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은 중국 본토에서 동쪽으로 길게 자리 잡은 산둥반도에 자리했는데 그래서 옌타이 지역은 한국과 가깝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옌타이공항까지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펑라이역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아시아 최대 규모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인 쥔딩(君頂)에 도착한다(돌아갈 때 알았지만 옌타이공항과도 차로 30~40분 정도 거리로 가까운 편이다).
쥔뒹 와이너리는 세계 7대 포도 산지인 펑라이시 난왕 계곡에 위치했다. 국제 와이너리 기준에 따라 건설된 중국 최초 와이너리이며 총 투자액만 10억위안(약 1909억원)이 넘는다.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 메를로, 샤르도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품종을 보유한 포도원을 보유했고 쥔딩 호텔과 골프장까지 갖춘 일종의 복합 와이너리다.
와이너리 지하 약 10m 아래에는 8000㎡ 규모의 와인 숙성고가 있다. 약간 서늘한 15도의 온도와 습도 70~75%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이곳에는 크고 작은 3000개 가량의 오크통이 숙성되고 있었다. 하나의 오크통에서는 와인 약 300병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병입 제품까지 합해 1만병 가량이 출하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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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와인이라는 키워드가 의아할 수 있지만 중국은 꽤 오래전부터 와인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쥔딩이 위치한 산둥 지역은 중국 와인의 40%를 만들고 있는 최대 생산 지역이다. 중국 중부 지역 닝샤에선 3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곳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두 차례 다녀가며 독려할 만큼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쥔딩은 브뤼셀 국내의 유수 와인 대회에서 각종 상을 차지한 상품으로 라인업을 갖춘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3대 국제 와인 시음 대회를 비롯해 지금까지 223개 상을 수상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주요 주력 와인의 소매 가격을 보면 가장 저렴한 제품이 260위안, 한화로 약 5만원 정도로 절대 싼 가격이 아니다.
중국 일반 서민들의 소득을 감안하면 쉽게 한 병 사서 마실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세계 유명 와인과 비교할 때 밀리지 않는다는 생산자들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중국산 와인이 프리미엄 시장을 형성했다는 건 그만큼 중국 내 와인 수요가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왕이얼 쥔딩 와이너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와인은 이제 태동 단계지만 100년 뒤에도 여전히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다면 그때는 세계가 인정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산둥성의 쥔딩 같은 지역은 최근 한국인들의 중국 여행이 늘어나면서 각광 받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됐다. 쥔딩 관리자에 따르면 이곳 골프장에는 하루에 100여 가량의 한국인이 찾는다. 옌타이 지역은 LG전자(066570)·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등 한국 대기업이 위치해 한인 교민들이 비교적 많이 살고 있으며 지리적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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쥔딩의 현재 주안점은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가다. 아시아 최대 와이너리라는 ‘볼거리’와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놀거리’를 접목해 여행 상품으로 적극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산둥 지역 와이너리의 고민은 관광 활성화를 외치고 있는 현재 중국 당국의 고심과도 방향이 비슷하다.
중국은 현재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맞물린 내수 부진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까진 수출 성장세로 버텨왔으나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수 진작이 시급하다.
중국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방안 중 하나는 관광 활성화다.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38개국에 무비자 정책을 적용했고 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실제 무비자 정책 이후 상하이나 베이징 등 중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중국에 여행 왔다가 돌아갈 때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출국세 환급 한도를 1만위안(약 191만원)에서 2만위안(약 382만원)으로 늘리는 등 면세 혜택까지 주고 있다.
앞으로 중국에서는 산둥성뿐 아니라 지역 특색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 여행지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용 모두투어 베이징법인장은 “실제 작년부터 지방 도시나 성의 정부 차원에서 한국측 여행 업계 대상 설명회를 많이 열면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한·중 교류가 더 활발해지면 새로운 관광지 개발도 탄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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