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하며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탄핵이 오히려 여권 결집과 출마 명분만 부여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66%로 ‘바람직하다’는 긍정 응답(24%)을 크게 앞질렀다.
연령대별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20대(18~29세)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53%였고 ‘바람직하다’는 26%에 그쳤다. 보수 지지층이 많은 70세 이상에서도 긍정 응답은 34%, 부정 응답은 52%로 나타났다.
특히 40~69세 연령대에서는 부정 여론이 뚜렷했다. 40대에서는 85%, 50대는 76%가 각각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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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한 권한대행의 성실한 직무 수행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원내대책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한 총리는 애초부터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권한이 없었다. 이를 강행한 것은 국민과 헌법, 헌법재판소를 능멸한 행위”라고 비판한 뒤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해야 할 총리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며 출마설을 흘리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정상적인 직무 수행에 충실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탄핵을 미룬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하며 탄핵으로 압박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 사례와 비교될 정도다. 과거 민주당 당직을 지낸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할 경우 한 총리가 이를 명분 삼아 자진 사퇴 후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한 권한대행의 등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선거를 관리할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도 B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행이 집중해야 할 일은 대미 관세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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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7일 발표된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공동 수행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방식은 국내 3개 통신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였다.
응답률은 23.2%, 접촉률은 27.2%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