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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는 23일(현지시간) “미국산 차량은 5분 충전이 안된다”라는 기사에서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인 전기차(EV) 분야에서 미국은 원자재 확보부터 부품조립, 배터리 생산 등 거의 모든 단계에서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최근 중국 상하이 오토쇼에서 5분 만에 약 515km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CATL은 해당 기술이 자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차세대 모델인 ‘선싱(Shenxing) 2세대’에 탑재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배터리는 이론상 약 8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도 15분만에 충전량 8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CATL 설명이다.
이보다 앞서 BYD도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발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두 회사의 기술은 아직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구축 중이기 때문에 당장 상용화되진 않겠지만,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충전 시간’ 문제를 사실상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의 급진적 기술 도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지고 있으며,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에도 CATL 배터리가 사용된다.
WSJ는 이같은 중국 전기차의 급격한 발전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낮은 전기요금과 다양한 소비자 보조금 정책으로 중국 내 전기차 보급이 확산됐고, 중국 토종 기업들은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을 장악하게 됐다는 것이다. 2019년 말부터 상하이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테슬라와의 협업도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에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물론 이같은 기술이 바로 도입되는 것이 아니다. CATL과 BYD의 기술은 초고속 충전소 네트워크에서만 충전이 가능한데 이 충전 인프라는 아직 구축중이다. BYD는 중국 내 4000개 호환가능한 초고속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컨설팅 회사 대표인 마이크 던은 CATL과 BYD의 초고속 충전 기술이 실질적 돌파구인 것은 맞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새 기술은 비용이 더 들고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 대한 중국의 투자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중국은 현재 1300만 개 이상의 EV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약 23만 개의 충전 포인트에 그친다. BYD는 자사 초고속 충전 기술을 위해 중국 내에 4000개의 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