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8.6원 오른 1429.2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24.0원) 기준으로는 5.2원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상승 폭을 축소하며 1426원으로 내려왔으나, 달러 강세를 쫓아 오전 11시 36분께는 1431.2원까지 올랐다. 점심 무렵부터 환율은 매도 물량에 밀려 반락했다. 오후 2시 34분에는 1422.2원으로 내려왔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장 초반에는 달러 강세랑 연동되면서 1430원대까지 올랐으나, 이후에는 매도 물량이 많아서 환율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을 굽히지 않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까지 압박하면서 달러 표시 자산의 신뢰도가 추락했다. 미 증시와 달러는 급락했고,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를 의식한 미국 정부는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비공개 투자자 서밋에서 “매우 가까운 시일 내 대중 무역전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수준의 관세율로는 현 상황을 지속할 수 없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또 압박하면서도 그를 해임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그를 해임할 의도는 없다”고 말한 뒤 “그가 금리를 낮추는 데 있어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위협이 시장 불확실성을 가중하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달러 가치는 소폭 회복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57분 기준 99.2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98에서 오른 것이다.
아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의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위안화가 강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9~7.3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도 강세지만 전날 140엔대에서 142엔대로 올랐다.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며 국내증시는 상승하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500억원대를 순매도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억원대를 순매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다음날(24일) 저녁 9시에 한·미 재무와 통상 장관의 고위급 협의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시작된다. 외환시장에서는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레인지 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협상을 한다는 자체로 인해 관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