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4월 둘째주)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4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0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9월말 189.9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신조선가지수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는 등 조선업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피크아웃’ 전망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사 몸값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IMO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가 포함된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를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상반기부터 총 톤수 5000t 이상으로 국제 항해를 하는 선박은 선박 연료유의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만족해야 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운항을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에 비례해 비용을 납부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규제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수주잔고는 약 3.8년 수준으로, 지금 선박을 발주하더라도 최소 3년 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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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실제로 중국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엑슨모빌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예정이었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2척의 발주를 보류했다. 또한 그동안 중국 조선사의 주요 고객이었던 그리스 선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의 캐피탈 마리타임은 HD현대삼호 및 HD현대미포와 총 20척 규모의 수주 계약을 논의 중이다. 캐피탈 마리타임은 지난달 한화오션에도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발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높아졌으며, 이 같은 시장 흐름이 한국 조선사에게는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