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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가 떨어져도 몸값 높아지는 K조선

하지나 기자I 2025.04.14 16:04:43

지난해 9월 189.96p→187.41p
강화된 탄소세..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美트럼프 中조선 견제 정책 '반사이익'
중국 대신 한국 선호 현상 확대 전망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2027년부터 5000톤(t) 이상 대형 선박에 대해 강화된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로 국내 조선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조선 견제 정책과 국내 조선사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국내 조선업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4월 둘째주)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4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0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9월말 189.9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신조선가지수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는 등 조선업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피크아웃’ 전망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사 몸값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IMO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가 포함된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를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상반기부터 총 톤수 5000t 이상으로 국제 항해를 하는 선박은 선박 연료유의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만족해야 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운항을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에 비례해 비용을 납부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규제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수주잔고는 약 3.8년 수준으로, 지금 선박을 발주하더라도 최소 3년 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4K LNG운반선
더욱이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조선업 재건 정책에 있어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중국 조선·해양 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전면 조사하고, 동맹국 조선소의 미국 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이르면 오는 17일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료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 선박당 최대 100만달러, 또는 용적 톤당 최대 100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실제로 중국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엑슨모빌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예정이었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2척의 발주를 보류했다. 또한 그동안 중국 조선사의 주요 고객이었던 그리스 선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의 캐피탈 마리타임은 HD현대삼호 및 HD현대미포와 총 20척 규모의 수주 계약을 논의 중이다. 캐피탈 마리타임은 지난달 한화오션에도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발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높아졌으며, 이 같은 시장 흐름이 한국 조선사에게는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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