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순위 상위 30대 그룹 중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9개사 사외이사 876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신규 사외이사는 총 152명으로 집계됐다.
|
이 중 전직 관료 출신은 39명(25.7%)이었다. 지난해 215명 중 66명(30.7%)에 비해 그 비중이 5.0%포인트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전직 검찰 인사의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신규 사외이사 중 11명(16.4%)이 검찰 출신이었는데, 올해는 3명(7.7%)에 불과했다. 이 중 한 명은 두 기업에 중복 선임됐기 때문에 실제 신규 인물은 NH투자증권의 오광수 전 검사장과 SK디앤디·카카오게임즈의 노정연 전 검사장 두 명이다.
대통령실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국세청(8명), 사법부(6명), 기획재정부(5명) 등의 출신들은 기업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특히 기재부 출신은 지난해 전체의 7.6%였는데, 올해는 12.8%로 비중이 높아졌다. 학계 인사들은 큰 폭 감소했다. 지난해 68명(31.6%)에서 올해는 35명(23.0%)으로 그 비중이 8.6%포인트 줄었다.
그 대신 기업인 사외이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215명 중 38명(17.7%)에서 올해는 152명 중 52명(34.2%)으로 급증했다. 절대 수도 늘었고 비중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재계 인사들을 가장 많이 사외이사로 선임한 곳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그룹 16개 계열사 63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16명이 신규 인사인데, 이 중 14명이 재계 출신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 26명 중 2명만 재계 인사였고 11명이 전직 관료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백복인 전 KT&G 대표(롯데렌탈), 조웅기 전 미래에셋증권 부회장(호텔롯데), CJ제일제당 마케팅부문장과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한 손은경씨(롯데웰푸드) 등이 대표적인 기업인 사외이사다.
기업인 출신들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S&P 500 상장기업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 혹은 임원 출신 사외이사는 72%에 달했다. 일본 닛케이 225 상장기업의 경우 52%였다. 재계 한 인사는 “경영과 산업에 대한 전문성 없이 이사회에 참석해서 각 안건을 두고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기업인 사외이사가 늘면 제도 본연의 취지인 독립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검찰 출신은 한 명도 추가 선임하지 않았다. 올해 신규 사외이사 9명 중 5명은 전직 관료인데, 이 중 3명은 기재부에서 공직자 생활을 했다. 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삼성바이오로직스),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삼성생명), 김상규 전 감사원 감사위원(삼성중공업) 등이다.
전직 관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CJ그룹이었다. 올해 9개 계열사에서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7명 중 6명(85.7%)이 관료 출신이었다.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점 역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올해 신규 152명 중에서 28명(18.4%)이 여성으로 파악됐다. 전체 사외이사 876명 중 192명(21.9%)이 여성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3년 새 54.8% 증가한 수준이다. 조사 이래 역대 최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