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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1일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무회의는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시한(5일) 전 마지막 국무회의다.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지만 국무위원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중론이어서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
이달 야당 주도로 국회에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명문화했다. 이사가 지배 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재계와 여당에선 포괄적 법문 때문에 기업의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반대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경제 6단체장은 지난주 한 대행을 만나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류 회장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며 “소송 리스크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산업 진출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상법 개정안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여 투자와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행이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계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 안에서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거부권 행사 시 주주 보호 논의가 원점으로 회귀될 수 있다”며 상법 개정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간다. 재적 의원 과반이 참석한 재의결 표결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재의결에 찬성하면 상법 개정안은 바로 법률로 확정되지만, 찬성표가 출석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면 폐기된다.
한 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 횟수는 7번으로 늘어난다. 윤석열 정부 전체로 보면 윤 대통령이 25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회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