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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슨 일 있으면 어째"…미아동 흉기 난동에 불안한 시민들

방보경 기자I 2025.04.23 14:14:13

다음날에도 삼삼오오 모여…분위기 뒤숭숭
평소 번화가 역할 했던 거리라 불안감 ↑
주민들 "평소 북적북적했던 곳" 증언
"무섭다" "이 근처에 어떻게 오냐" 반응도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서울 미아동 한 마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지역이 미아동 내에서는 인파가 몰리는 장소인 데다가, 많은 동네 주민들이 마트를 이용했던 만큼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6시 20분쯤 서울 강북구에 있는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60대 여성과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흉기 난동으로 1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22일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24시간 운영되던 할인마트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날 오전에도 사건이 벌어진 마트 인근은 뒤숭숭했다. 원래라면 24시간 운영하던 점포는 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비닐이 쳐진 마트 앞으로 이따금 경찰차와 기동순찰대 무리가 지나가기도 했다. 인근에 지나가던 사람들 무리들도 사고 현장을 흘긋흘긋 보면서 “사고 났대” “어쩌다 그랬대”라면서 수근거렸다.

지난밤 일을 기억하는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털어놨다. 당시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박승식 씨는 “한 사람이 피를 흘리면서 땅바닥에 털썩 앉아 있었는데, 가해자가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면서 “그러고 나서 (가해자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기까지 했다”고 분개했다. 60대 이모씨는 “마트 아줌마는 항상 생글생글 웃고 있었는데 왜 이 집에 와서 화풀이를 한 건지 모르겠다”며 놀란 마음을 전했다.

동네 주민들은 범행 장소가 대로변과 인접한 큰 사거리에 있어 걱정이 없었다고 했다. 지하철 4호선 미아역과 가까운 데다가 근처에 주택가까지 있어 인파가 자주 오갔다는 것이다. 근처에 사는 60대 김영희 씨는 “(사고가 일어난 마트는) 장사가 잘 돼서 항상 북적거렸다. 인근 500m 안에 사는 사람들은 다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몇몇 주민은 근처를 다니는 것도 무섭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중년 여성은 “예전부터 이 주위에 직장도 없는 사람들이 놀이터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무섭다.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흉기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즉각 출동해 피의자를 검거했다. A씨는 근처에 있던 정형외과에 입원해 있던 환자로, 약 100m 떨어져 있는 마트로 걸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마트 내에 있는 소주를 마신 후, 안쪽에 있는 흉기 포장지를 뜯어 2명을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후 근처 골목으로 걸어가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6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후 사망했다. 이에 따라 A씨의 혐의는 살인미수에서 살인죄로 변경됐다. A씨와 피해자들은 모르는 사이로 확인됐다.

A씨는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은 없었으며, 범행 동기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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