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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속 틈새 공략"…배터리 업계, 고성능 로봇 시장 노린다

공지유 기자I 2025.03.24 15:01:43

로봇 배터리 시장 연평균 8.9% 성장 전망
휴머노이드 시대…고성능 배터리 요구↑
'고밀도·장수명' 차세대 제품으로 다각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배터리 업계가 최근 부진한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로봇용 배터리 등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등 고성능 로봇 시장이 성장하면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가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기아 서비스 로봇 ‘달이’(오른쪽)와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사진=공지유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최근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를 전시했다. 루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2170(지름 21㎜·높이 70㎜)가 탑재된다. 삼성SDI(006400)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인 ‘달이’와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에 21700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배터리 업계가 로봇에 집중하는 건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및 서비스 로봇의 경우 아직까지 크기가 작고 요구되는 배터리 사양도 높지 않아 기존 소형용 배터리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 사업 다각화도 용이하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로봇 산업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요구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QYR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로봇 리튬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5300만달러(약 5180억원)에서 연평균 8.9% 성장해 2031년 6억 3600만달러(약 9333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옵티머스’.(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X)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고성능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터, 센서, 카메라 등 로봇에 탑재된 부품들을 작동시키기 위해 밀도가 높고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통해 이같은 고성능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두를 달리는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의 차세대 모델에 4680(지름 40㎜·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10%,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가까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조만간 4680 배터리 공급을 앞두고 있는데, 향후 테슬라 전기차, 로보택시에 이어 옵티머스에도 4680 배터리를 탑재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 기존 2170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넘어서서 고성능 로봇에 탑재할 수 있도록 수명이 길고 출력이 높은 배터리 소재를 연구해 차세대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최근 산업용 로봇 제조를 위해 중국 상하이에 로봇 개발 팀을 꾸렸다. CATL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로봇 시장이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급성장하면서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배터리 업계도 사업 확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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