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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형마트 상품을 빠른 배송으로 받아보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는 도심형 물류센터(Micro Fulfillment Center, MFC)로 활용할 수 있는 점포가 많다. 배민을 통해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직접 서비스 운영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도 퀵커머스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주문 후 1시간 내외에 상품을 배송하는 ‘지금 배송’ 서비스 등을 연내 선보일 계획으로 전해졌다. ‘오늘배송’, ‘내일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온 네이버가 직접 퀵커머스 배송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네이버스마트 스토어 등 오픈마켓 구조 특성상 셀러와 연계한 형태의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네이버판 퀵커머스가 입점업체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소도 지난해 말부터 조용히 시동을 걸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일부 지역에 ‘오늘배송’ 서비스를 시범 도입해 퀵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였다. 기존 균일가 모델에 더해 배송 혁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다이소는 매출 반응과 운영 효율성 등을 평가한 뒤, 점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역시 퀵커머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부터 자사몰 CJ더마켓에서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물류창고가 인접한 서울 강동구, 송파구, 경기 하남시 등이 대상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2시간 이내로 제품을 배송해준다. 이처럼 뉴 플레이어들의 참전으로 퀵커머스 시장은 ‘전면전’ 양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사업자들과의 본격 경쟁도 불가피하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은 배민B마트, GS25·GS더프레시를 운영하는 GS리테일, 홈플러스, 프리미엄 식품 커머스 컬리(컬리나우), 뷰티·H&B 채널 CJ올리브영(오늘드림) 등이 존재한다. 여기에 기존 유통 강자들이 가세하면서 영역별 맞대결이 이어질 수 있다. 이마트는 GS리테일, 홈플러스, 컬리 등과 직접 경쟁하고, 플랫폼 기반의 네이버는 배민 B마트와, H&B의 다이소는 올리브영과 간접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가 이처럼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배경은 변화한 소비자 행태와 연관이 깊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여파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빠르게 받아보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뷰티 생활용품 등 즉시성과 편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1시간 내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하나의 마케팅이 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충분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2021년 1조 2000억원으로 약 3.5배 성장했다. 올해는 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평균 성장률이 220%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2024년 기준 242조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온라인 쇼핑 내 성장 여지가 높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온라인 유통 채널 경쟁 심화 속에서 퀵커머스는 브랜드의 차별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배민 B마트 등이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퀵커머스는 절대 강자가 없는 것도 매력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개인화되고 분화되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배송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