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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픽업' 타고 美 공략 나선다…중장기 성장 비전 '현실화'

이다원 기자I 2025.04.09 13:53:00

2025 CEO 인베스터데이 개최
2030년 판매 430만→419만대 하향
지역별 균형 성장·유연 생산 도모
5년간 42조원 투자…TSR 35% 목표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000270)가 대중형 전기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에 이어 픽업트럭을 중장기 성장 전략 ‘플랜 S’의 새로운 동력으로 제시했다. 타스만에 이어 픽업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할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을 고려해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는 419만대로 기존 대비 낮춰 잡았다. 수요 둔화가 길어지고 있는 전기차 판매 목표 역시 하향 조정하되, 기아는 하이브리드 ‘107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전동화 전략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지난 2021년 ‘기아 트랜스포메이션’을 선포한 이후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공간을 혁신하고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며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매년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그동안의 변화와 성과를 소개하고 미래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이날 기아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지형 변화에 대응해 강화한 2030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030년 ‘플랜 S’ 현실화…내실 강화 집중

기아는 향후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이 닥칠 것으로 봤다. 따라서 기아는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발표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를 현실적으로 구체화하며 직면한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기아는 2030년 △매출 170조원 △영업이익 18조원 △판매목표 419만대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 판매 목표는 전년 계획(430만대) 대비 11만대 낮춰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판매목표를 현실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목표치는 올해 322만대, 2027년 375만대 등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30년 4.5%를 목표로 삼는다. 지역별로는 2030년 △북미 111만대 △유럽 77만대 △국내 58만대 △인도 40만대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각각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89만 7000대에서 2030년 233만 3000대까지 늘리고, 비중도 56%까지 확대한다. 다만 기아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5만 9000대로 지난해 발표한 2030년 목표치(160만대) 대비 하향했다. 대신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목표를 107만 4000대로 기존(88만 2000대) 대비 대폭 늘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친환경 차종을 확대해 고객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은 유지했다. 올해 말 기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포함) 23종, 전기차 9종 등 32종 구성을 2030년 내연기관 17종, 전기차 15종으로 전환한다. 특히 하이브리드를 2030년까지 총 10종으로 늘려 99만 3000대까지 판매 물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내연기관은 신흥 시장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셀토스부터 텔루라이드까지 확대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중장기 목표 달성의 핵심 요소로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강화 △차세대 배터리 전략 및 전기차 판매 확대, 원가 개선 등을 통한 EV 수익성 제고 △SDV 사업 모델 전환에 따른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꼽았다. 핵심 상품 전략은 △커넥티비티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 △퍼포먼스(성능) △디자인 등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기아는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 늘었다. 이 중 미래사업 투자에 19조원을 투입하며, 세부적으로는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 등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타스만 앞세워 픽업 시장 진출…美까지 노린다

기아는 신규 전략 차종으로 픽업트럭을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한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을 시작으로 북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다.

우선 기아는 타스만을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 출시하고 연 평균 8만대 판매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북미 지역을 제외한 시장 점유율 6%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아 타스만. (사진=기아)
픽업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연 9만대 판매·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동급 최고의 실내 및 적재공간, 토잉 시스템 OEM 개발을 통한 편의성 증대, 오프로드에서의 특화 기능화 주행성을 확보한 전동화 픽업을 내놓을 계획이다.

플랜 S를 달성하기 위한 전동화·PBV 라인업도 구체화한다. 올해는 EV3, EV4, EV5를 시작으로 2026년 출시 예정인 EV2까지 대중화 EV 모델을 선보이고, 올 7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까지 라인업을 늘려나간다.

PV5를 통해 진입한 글로벌 경상용차(LCV) 시장에서는 2030년 총 25만대의 PBV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13만 3000대, 국내 7만 3000대, 기타지역 4만 5000대 등이다.

기아 광명 EVO Plant에서 생산 중인 콤팩트 SUV 전기차 EV3.(사진=기아)
플랜 S에 맞춘 글로벌 생산 계획으로는 유연한 지역별 생산 체계를 강조했다. 국내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인도 등 지역별 생산 거점 13곳에서 내연기관·전기차를 혼류 생산하고, 2개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국내는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의 허브로 삼고, 미국은 중대형 SUV 및 픽업, 유럽은 중소형 SUV 및 해치백, 인도는 현지 전략 소형 SUV 등 지역별로 주력 차급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친환경차 생산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위해 파워트레인 생산시설을 증량, 2030년 90만대 이상의 공급이 가능토록 한다. 국내에는 소형·중형·대형 차종을, 해외에서는 소형·중형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증산한다. 전기차는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현지 생산을 늘린다. PBV는 화성 EVO 플랜트 전용공장을 통해 연산 2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로, 인근에 컨버전 센터도 연계해 구축한다.

올해 기아는 글로벌 판매(도매 기준) 321만 6000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7%를 달성할 계획이다. 매출액 112조 5000억원, 영업이익 12조 4000억원 등도 달성한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8%포인트 감소한 11%를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연 10% 이상의 매출 증가, 10%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 자기자본이익률 (ROE) 15% 이상의 효율적인 자본 운용을 통해 20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TSR,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분) 35%를 달성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아는 배당 우선 정책으로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이익 환원을 위해 최소 주당 배당금을 5000원으로 확정하고 배당성향을 최소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또 연중 상·하반기 사들인 자사주를 100% 소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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