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이전 안돼"…고양시의회 예산 삭감에 고양시민 '뺑뺑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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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I 2025.05.08 08:57:48

3월 시의회 부서이전 추경예산안 전액 삭감
좁은 시청 건물 탓 주변 12개 임대청사 운영
시민은 ''동선혼란'' 행정은 예산낭비·비효율
市소유 백석별관 있지만 시의회는 "이전 반대"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산지 전용 허가를 받을 일이 있어 고양시청을 찾은 60대 시민 박씨.

시청 안내데스크에서 녹지과의 위치를 물었는데, 잔뜩 미안한 표정을 지은 직원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어르신 죄송합니다. 들어오신 곳 방향으로 나가셔서 400m 쯤 내려가면 동남빌딩이라고 있거든요. 그쪽 2층에 있습니다.”

미리 약속을 정하지 않고 마침 근처를 지날 일이 있어 몇가지 궁금했던 부분을 사전에 물어보려 잠시 시청으로 들어왔지만 박씨는 직원에게 이런 안내를 받고 그냥 발길을 돌렸다.

고양시가 지난 2022년 말 건설사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시 소유가 된 백석동 업무빌딩. 현재는 고양시의 백석별관으로 불리고 있다.(사진=고양특례시)
2025년 현재 인구 108만으로 전국에서 5개 뿐인 특례시인 고양시의 시청 건물은 지금으로부터 40년이 넘게 지난 1983년 고양시가 고양군이던 시절 지어졌다.

현재 쓰고 있는 시청 본관 건물이 극단적으로 협소한 탓에 고양시의 각 부서들은 본관을 포함해 시청 주변 14개 건물로 흩어져 있다.

민원인들은 관련 부서를 찾기 위해 여러 건물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주차 공간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다.

산지 전용 허가 계획이 있던 박씨와 같이 사전 협의 없이 무작정 시청을 찾은 시민들은 이런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시가 시청 본관 주변 건물을 임차해 쓰기 때문에 지출하는 연간 임대료는 1년에 9억4000만원씩 꼬박꼬박 고양시민들이 낸 세금에서 빠져 나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시가 최소 3000억원 이상 지출해야 하는 새 시청 건물 건립계획 대신 선택한 것이 2022년 말 민간기업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백석동 업무빌딩을 시청 건물로 통합해 사용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부 토지주와 고양시의회의 반발로 여의치 않자 시가 꺼내든 묘책은 일부 부서라도 백석동 업무빌딩, 즉 현재 백석별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이었다.

시는 사회복지국 등 7개 실·국과 3개 담당관 등 총 30개 부서를 백석별관으로 통합 재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부서 이전을 위해서는 이사 비용과 사소한 공사 등 65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고양시의회는 지난 3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해당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시의회의 이번 예산 삭감으로 시청 전 부서가 이전해도 남을만한 규모의 시 소유의 백석별관의 장기 미활용은 지속되고 12월 만료되는 임차 청사의 계약 연장으로 다년 간 수십억원의 시민 세금을 몇몇 건물주에게 임대료로 지불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 미반영으로 인한 사업 차질은 매우 아쉽지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정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위에서도 백석 업무빌딩 장기 미활용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지적한 만큼 시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시민 중심의 효율적인 청사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108만명의 고양시민은 박씨가 겪은 불편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한다.

또 시민이 납부한 세금이 매년 10억원씩 일부 건물주에게 시청사 임대료로 줘야 한다.

시청의 모든 부서가 이전할 수 있는, 임대료 한푼 안드는 고양시를 대표하는 고양시민의 소유이기도 한 백석동의 빈 건물이 있는데도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고양시의회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계속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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