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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車에만 의존할 순 없다…서비스수출 강화해야"

장영은 기자I 2025.03.20 12:00:00

한은, ''우리나라 서비스수출 현황과 나아갈 방향''
세계 교역서 서비스 비중 늘지만 우리는 제조업에 치중
"지식서비스는 ''한줄기 빛''…K-콘텐츠 경쟁력 ↑"
"무형자산 투자 늘리고 업종간 융합 맞는 규제 풀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수출을 주된 성장 동력으로 하는 우리나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서비스 수출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내외 악재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거듭 하향 조정되고 성장 잠재력 맞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분석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징어게임’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한국은행이 20일 발간한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현황과 나아갈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에서 상품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 반면, 서비스교역의 비중은 2011년 19.4%에서 2023년 24.1%로 늘었다.

최준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세계화가 멈춘 것이 아니라 서비스 교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중국의 경쟁력 향상 및 자급률 제고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상품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비스 수출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은 주요국에 비해 성장세가 더디고,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그동안 상품 수출과 제조업 생산 주도의 경제성장을 해오면서 서비스업 발달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미흡했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미국과 영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에 도달한 시점에 이미 서비스업 비중이 70%대 후반에 달했으나 우리나라는 60% 수준에 불과했고 이후 20년 간 변함이 없다”며 “제조업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과 일본에 비해서도 서비스업 비중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척박한 국내 서비스 산업 환경에서도 지식서비스 분야 수출은 K-콘텐츠의 인기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지식서비스 수출은 2010~2024년 연평균 13.4% 성장하면서 전체 서비스 수출 증가율(3.8%)을 크게 웃돌았다.

최 과장은 “지식 서비스 수출은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에서 ‘한 줄기 빛’과 같다”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 트렌드 확산과 △K-팝 △웹툰 △게임 등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식서비스 수출을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투자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우선 기업들이 데이터, 지식재산권(IP)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그동안 제조설비, 건설 부문 중심의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능력, 인공지능(AI) 활용, 콘텐츠 창작 등에 대한 투자가 기존 제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업종 간 융합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일단 제조업으로 등록한 기업이 서비스를 추가 생산·공급할 때 별도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과장은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업종 간 경계를 허물어 기업들의 활발한 융합활동 및 신규사업 발굴에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원천기술 연구개발, 문화·예술 창작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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