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선 예고대로 국가별 상호 관세와 개별 품목 관세를 동시에 부과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방안을 고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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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8위에 이르는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앞선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 질문에 “미국 제품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지저분한 15개국’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WSJ는 또 이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관보에 게재한 대미 무역 불균형 국가일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엔 중국, 인도, 유럽연합(EU) 외에 한국도 있다.
정부의 판단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원칙적으로 대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업계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이나 구글 등에 대한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 금지 등을 한국 측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고 있고, 미국 당국 역시 이를 문제 삼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다녀온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밤 귀국길 관련 질의에 “미국의 관세 정책 대응은 단판 승부가 아니지만, (4월2일 조치에 대해선) 대부분 국가가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앞선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명에게 (상호관세) 예외를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며 “유연성은 필요하만 기본적으론 상호주의”라고 못 박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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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동시다발적으로 부과한다면, 한국 산업계는 큰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된다. 대미 수출 차질 속 조치의 내용에 따라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일례로 우리 철강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 관세 부과로 연 263만톤(t) 규모의 관세 면제 조치가 사라졌으나, 오히려 쿼터 제한 속 캐나다 등에 밀렸던 고망간강 등 고부가 제품 수출 기회가 열리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고 그런 만큼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놓고 있다가 조치가 나오는 대로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 아래 미국 행정부와 협의해 산업계의 부정적 영향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