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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여야 합의안으로 미래 노인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정용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국민의 거의 유일한 노후빈곤대책인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여야 논의에는 보험료 인상만 있지, 보험료를 스스로 부담해야 할 지역 가입자와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를 위한 대책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소득대체율 인상 시 재정안전성 우려에 관해서는 “필요하면 사용자가 비용을 더 부담하거나 국고 투입, 기초연금 조정, 정년연장 같은 다른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며 “소득대체율을 줄여놓으면 청년들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은 “소득대체율 43%라는 것은 연금가입기간이 평균 27~28년으로 예상되는 청년들에게 최저생계비 136만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90만원 남짓의 용돈으로 노후를 알아서 책임지하는 말 그 이상도 아니다”라며 “용돈 밖에 안되는 연금을 준다면서 연금보험료를 더 내라고 하면 이를 쉽게 받아들일 연금가입자가 얼마나 될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소득대체율은 연금 가입기간 평균소득에 대하여 받을 연금액이 얼마인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올해 기준 41.5%다. 이 비율은 1988년 국민연금 최초 도입 당시 70%였다가 1998년 1차 개혁에서 60%, 2007년 2차 개혁에선 50%로 조정됐고, 2028년까지 40%로 단계적으로 낮아질 계획이었다. 2차 개혁 이후 18년 만에 여야 합의안대로 개혁이 이뤄지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은 현행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진다.
이에 대해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트 대표는 “21대 국회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며 “졸속 합의를 철회하고 제대로 된 연금개혁안을 제시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지난해 21대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에서 공개한 시민대표단 설문 결과에 따르면,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늘리고 보험료율을 13%로 높이는 방안이 과반수(3차 설문 기준, 56.0%)의 지지를 받았다. 이 방안대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조정될 경우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은 2062년으로, 기존 시점보다 7년 연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