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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3600만원 들여 신문광고…동맹국 보호 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NYT를 포함해 미국 내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보스턴글로브까지 총 3곳 매체에 약 9만5000달러(약 1억3600만원)를 들여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동맹국을 위해 미국이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전면 광고로 내보냈다.
그 시절부터 그는 미국이 동맹국을 ‘공짜’로 지켜주는 구조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무역적자와 국방비 분담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40대 시절에 신문 전면 광고를 할애해 알리고 싶었던 그의 생각은 대통령이 된 지금 관세 정책, 동맹국 방위비 요구,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세계관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안 내면 지켜줄 이유 없다’는 사고방식은 한결 같다. 과거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부유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엔 나토(NATO)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2% 이상 국방비를 내지 않으면 미국이 보호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고,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서한에서 일본이 미국의 안보를 무임승차하며 약한 엔화를 유지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정책에서는 비슷한 논리로 중국, 유럽, 한국, 일본 등과의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했다.
또 과거 서한에서 그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나치게 희생하며 책임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리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 아래 국제기구 탈퇴, 파리기후협약 이탈, WHO 탈퇴 위협, 유엔 분담금 축소 등으로 구체화됐다. 미국의 이익이 없는 외교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 아래 우크라이나 수조 달러를 지원했으니 광물 협정을 받아내야 한다는 식의 협상 전략을 유지 중이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대상국’ 하나 뿐
과거 서한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상국이다. 과거 서한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요 비판 대상으로 삼았지만, 중국의 부상과 미·중간 경쟁 심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격 대상은 중국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비판, 동맹국 방위비 분담 요구, 자국 우선주의, 글로벌 책임 축소론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확립된 신념으로 현재 시점에서 발언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기시감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하며, 이를 주요 정책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관세 세계관은 40대 시절부터 한결같이 유지됐기에 앞으로도 그의 정책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