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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 일본이 어쩌다…테슬라 폭풍질주 이유 보니

정다슬 기자I 2025.04.18 10:59:48

테슬라, '전기차 불모지' 일본에선 '존재감'
1분기 '기타' 차량 판매대수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
미국·유럽·중국에서는 판매량 감소세
닛케이 "일본 전기차 경쟁력 저하 탓"

테슬라 히로시마 슈퍼차저 (사진=테슬라 재팬 홈페이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EV) 테슬라가 주요국에서 역풍에 휩싸인 가운데 테슬라가 전기차 불모지인 일본에서는 오히려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의 1분기 판매대수 데이터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테슬라는 지역별 판매대수를 공표하지 않고 있지만 닛케이는 ‘기타’ 대수를 근거로 이렇게 파악했다. 기타에 들어가는 차량 중 테슬라는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따르면 기타의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한 2120대였다. 특히 3월은 전년동월 대비 89% 증가한 1249대로 과거 최대를 경신했다.

테슬라는 주요국에서 판매 감소에 직면하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인도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한 33만 6681대로 3년 이내 최저치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예산 삭감이나 정치에 개입하는 발언이 소비자의 반감을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테슬라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조사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테슬라의 1~2월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중국에선 30% 감소, 미국에선 10% 감소했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 1~2월 판매는 40%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테슬라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닛케이는 “일본차 브랜드의 빈약한 경쟁력의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차 브랜드의 일반EV 종류는 8종류에 불과하다. 일본의 대표 전기차였던 닛산의 ‘리프’의 1분기 판매대수는 32% 감소한 1133대에 그쳤다. 토요타자동차의 ‘bZ4X’도 76% 감소한 85대에 불과했다. 일본차 브랜드를 모두 합쳐서도 EV 판매대수는 2063대에 그친다.

리프는 2017년부터, bZ4X는 2022년부터 쇄신이 없다.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테슬라 등 수입E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해 일반EV의 75%가 수입차로, 테슬라(25%)와 BYD(7%)를 차지한다. 이외 닛산이 21% 그 외 자동차가 21%, 기타 수입차가 43%이다.

2024년 일본EV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33% 감소한 5만 9736대로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EV 판매비율도 2%를 밑돌며 주요 선진국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틈타 수입차는 공세를 가하고 있다. 4월 BYD와 현대차는 각각 일본에 EV를 출시했다. BYD와 현대차 모두 200만엔 저가EV 모델도 구비하고 있다. 테슬라는 주력차종 ‘모델 Y’를 페이스리프트하고 구모델의 재고품은 EV충전기의 이용을 5년간 무료로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에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은, 일본이 EV후진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테슬라를 원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일본차 기업들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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