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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채권입찰제는 청약자가 일정 규모의 주택채권 매입액을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다. 안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채권 상한액은 인근 지역 시세의 100%에 미달하도록 했다. 예컨대 시세 10억원짜리 주택이 분양가 7억원에 나와 있으면 최대 3억원까지 매입액을 제시할 수 있다. 2006년 판교 신도시 당시 도입된 해당 제도는 ‘더 많이 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당첨되는 구조라 현금 경쟁이라는 비판 속 2013년 사실상 폐지됐다.
채권입찰제 도입을 통해 그간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이른바 ‘로또 청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지역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인 경우가 있었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23억 3310만원이었는데, 인근 시세는 약 45억원에 달해 당첨시 약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안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된 민간주택 23곳에서 최대 1조 5000억원의 시세차익을 환수할 수 있다.
이렇게 환수한 금액을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 상황에서 개발 이익을 건설사가 가져가느냐 수분양자가 가져가느냐 문제가 있었다”며 “채권입찰제는 이러한 개발 이익을 공공이 거두고 일정 부분을 주거복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채권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다’는 분양가상한제의 취지 자체가 무너지게 돼 청약마저 현금 부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채권입찰제 특성상 채권 매입액 자체가 높아야 하는데,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청약자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채권입찰제가 도입되면 더 많이 쓸 수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이 유리해지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했던 방식을 우려먹는 것인데 이는 시장에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손질해 로또 청약을 막고 이를 기반으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시세) 70% 수준인 분양가 상한제를 90%로 올려 로또 청약 문제를 해결한다면 채권입찰제가 필요가 없다”며 “시세의 90%까지 올린다면 정비사업 사업성이 개선돼 공급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집값 안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