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리더십'으로 베트남 선수들 마음 열었죠"[제14회 IBFC]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형님 리더십’으로 다가갔더니 베트남 선수들도 마음을 열더라고요.”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27~29일(현지시간) 사흘간 베트남 하노이 인터콘티넨탈 랜드마크72 호텔에서 진행한 제14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비결을 두고 “어떤 축구 전술을 쓰든 일단 선수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4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개회식 이후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베트남 축구는 과거 박항서 감독 시절 동남아의 강호로 급부상했다가, 그 직후 필립 트루시에 감독하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지난해 5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다시 ‘동남아 최강’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동남아 최대 축구대회인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한 게 대표적이다.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베트남은 지난 25일 3차 예선 F조 라오스와의 1차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서는 ‘김상식 매직’ 열풍이 불고 있다.

김 감독은 “베트남 국민이 축구를 매우 좋아하고 자부심이 있다”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알아보고 사진 요청이 많아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항서 감독님이 ‘파파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며 “저도 (전술 등 축구 관련뿐만 아니라) 축구 외적으로 친밀하게 선수에게 다가간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부임 이후 선수 발굴을 위해 많은 경기를 봤다”며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역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라며 “글로벌 트렌드이자 아시아 트렌드인 귀화 선수와 이중국적 선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베트남 축구의 경쟁력을 더 키울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은 최근 프랑스 출신 레프트백 제이슨 펜던트(28)가 베트남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 사람이고, 어머니는 베트남 출신이다. 과감한 귀화 정책을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발맞추겠다는 게 김 감독의 구상이다.

김 감독은 “아시안컵 예선 F조는 라오스 외에 네팔, 말레이시아가 있는데, 4팀 중 1팀만 올라간다”며 “반드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4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개회식 이후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