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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3월 전기비 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역성장이며, 작년 3분기와 4분기 0.1% ‘찔끔’ 성장에 이은 부진한 성적표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내수(소비+투자)와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GDP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0.1% 감소했다.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역성장한 것은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이 덮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내 GDP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3.3% △2.3% △1.5% △1.2%로 갈수록 낮아졌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1%(중간값)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1.1%로 전망됐다.
지난 1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당시 발표한 경제상황평가에서 1분기 소폭 역성장 가능성을 예고한 후에도 시장에서도 전망치를 낮췄으나 그보다 안 좋았던 것이다. 한은 조사국은 4월 경제상황 평가를 통해 “올해 2월 전망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충격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1분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약화됐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의 장기화와 미 관세정책 우려에 따른 경제심리가 재위축 △대형 산불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고성능 반도체(HBM) 수요 이연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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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대비로 지출 항목을 살펴보면 소비와 투자 수출,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민간과 정부 소비가 동반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와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부진으로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헙급여비 지출이 줄면서 0.1% 즐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2.1% 감소했다.
수출은 화학제품과 기계 및 장비 등 위주로 1.1% 감소했으며 수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줄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은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한 반면, 건설업은 건물건설 위주로 1.5% 감소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줄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과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과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 감소해 실질 GDP 성장률(-0.2%)을 밑돌았다. 실질 GDI는 실질 GDP에 수출품과 수입품의 가격 요소 등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해 말부터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