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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트럼프 “25% 車관세 영구적…상호관세는 관대”(종합)

김상윤 기자I 2025.03.27 08:01:43

4월2일부터 25% 관세 부과..국가별 예외 언급 없어
“상호관세, 매우 관대한 수준..매우 놀랄 것으로 생각"
"틱톡 美사업 매각 위한 中협조 필요..관세 낮출수도”
주요국 반발…EU “깊은 유감”·캐나다 “보복관세 준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윤지·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영구적으로 물리겠다고 26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오는 4월2일 각국의 관세·비관세장벽·환율정책·부가세 등에 상응하는 ‘상호관세’와 별도로 품목별 관세를 따로 부과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와 관련해서는 매우 관대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위해 중국의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4월2일부터 25% 관세 부과..국가·기업별 예외 언급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4월2일부터 물릴 것”이라며 “이들은(글로벌 완성차업체)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 알루미늄 외 품목별 추가 관세를 발표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고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우리의 부를 빼앗고 그들이 수년 동안 가져간 많은 것들을 빼앗은 것에 대해 국가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며 “친구가 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것(이번 관세 부과)은 매우 얌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세는 연방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자동차 관세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처럼 협상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물린 후 이 수입을 대규모 감세 재원 마련에 사용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득세 및 법인세 대규모 감세를 검토 중인데, 이를 시행할 경우 가뜩이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를 메우기 위해선 일정 규모의 관세 수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관세를 서두르는 이유엔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윌 샤프 백악관 비서실장은 “관세는 이미 부과된 관세에 추가될 것이며, 미국은 관세로 인해 연간 1000억 달러의 새로운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예외 조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놨던 만큼 미국 생산이 이뤄질 시기 동안 어느 정도 관세 유예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와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다만 백악관은 별도의 브리핑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기준을 준수한 자동차 부품은 당분간 무관세를 적용한다”고 보충설명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자동차 공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는 미국산 자동차에는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차량을 구입하면 대출이자를 세액공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상호관세 매우 관대한 수준..틱톡거래 위해 中관세 낮출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4월2일 대대적인 관세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 수준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할 것이며, 매우 관대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매우 놀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경우, 수십 년간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해온 관세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좋게 대해오지 않았지만, 우리는 좋게 대할 것이다”이라며 “그래서 사람들은 기분 좋게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월 2일 반도체나 제약 등 특정 산업 부문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날은 아니지만, 제약, 목재에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관세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기 위해서다. 바이트댄스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데 있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그 거래(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를 하게 하기 위해 관세를 낮춰줄 수도 있다”며 “다음 주까지 최소한 개요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합의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기한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보게 될 것이다”며 “하지만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큰일은 아니다. 그냥 기한을 연장하면 된다”고 말했다.

◇EU “깊은 유감”·캐나다 “보복관세 준비”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제 이 발표와 함께 미국이 다음 날에 구상하고 있는 다른 조치들을 평가할 것”이라면서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주요 무역 강국이자 27개 회원국의 강력한 공동체로서 우리는 EU 전역의 근로자, 기업 및 소비자를 공동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캐나다상공회의소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캔디스 랭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는 미국인과 캐나다인에게 해를 끼치는 무역 정책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미국 행정부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캐나다 일자리의 3분의 1이 자동차 부문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관세 또는 관세의 위협은 우리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모든 캐나다인의 이익을 위해 뭉쳐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40% 인구가 거주하는 온타리오의 더그 포드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도전에 나섰다”면서 “자동차와 경트럭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 부과는 미국 가계의 비용 증가만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혼란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미국 시장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는 미국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캐나다가 굳건하고 강력하며 단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저는 연방 정부가 보복 관세를 준비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우리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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