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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무역장벽 재차 지적…車규제·약가정책·소고기수입제한(종합)

김상윤 기자I 2025.04.01 07:37:51

2일 상호관세 발표 앞두고 국가별 장벽보고서 발표
자동차 배출가스 부품 규제·형사처벌 거론
약가 및 환급정책 투명성 부족도 지적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금지 걸림돌
개보위 개인정보 이전 제한·OTT규제 논의도 우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정다슬 기자]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 기업들의 수출 장애물로 거론되는 내용을 집대성한 ‘무역장벽보고서’(National Trade barrier, NTE)를 31일 발표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가 여전히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는 내용과 함께 제약 및 의료기기업계도 한국의 약가정책 투명성 부족 등을 재차 거론했다. 특히 USTR은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을 처음으로 지적하는 등 무역 공격 수위를 높였다.

◇車배출가스 규제·약가정책·소고기수입연령제한 재차 지적

보고서는 한국 관련 챕터에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보고서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와 수입사는 ERC를 크게 변경할 경우 변경 인증을 받거나 미미한 변경의 경우 변경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나 어떤 유형의 개조가 어떤 범주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또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입과 관련된 위반 사항이 국내 제조 차량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는 한국 세관 당국에 의해 형사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거론했다. 배출가스 규제를 넘어 한국의 형법 문제까지 지적한 것이다.

제약 및 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약가정책 투명성 문제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는 한국의 약가 및 환급 정책의 투명성 부족과 정책 변경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실질적인 의견 수렴 기회 부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참여를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문제도 주요 장벽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30개월 이상의 소고기 수입 제한이라는 ‘과도기 조치’가 16년동안 유지되고 있다”며 “ 한국은 연령에 관계없이 분쇄 소고기 패티, 육포, 소시지 등 소고기 가공품의 수입을 계속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절충교역 문제·성장촉진제 사용 요구 등 추가

USTR은 또 국방 분야의 ‘절충교역’(Offsets in Defense Procurement)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거론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방위 기술보다 국내 기술 및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계약 가치가 1000만달러(약 147억원)를 초과할 경우 외국 계약자에게 절충교역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무기나 군수품, 용역 등을 살 때 반대급부로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수출, 군수지원 등을 받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상세한 언급은 없지만, 미국은 이를 차별적 대우로 간주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 UTSR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우유, 수산물 등에 대해 동물용의약품 잔류허용 기준에서 코덱스 기준을 폐지하고 국내 기준만 인정했다는 점도 새롭게 담았다.

당초에도 미국은 한국의 농약 허용물질 관리제도(PLS)가 지나치게 강화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 들어 그 흐름이 더욱 강화되며 미국의 식품 및 농산물 수출에 비관세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2024년 1월 1일 유사 종의 동일 조직에 대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설정한 동물용의약품 국제 표준 최대잔류허용기준(MRL)를 따르지 않고 자체적인 MRL를 설정하거나 동물용 의약품에 설정된 수입 허용 기준(IT)만을 참고해 PLS를 시행했다. 국내 MRL이나 IT가 없는 경우 0.01ppm의 기본 허용 오차가 적용된다.

미국 행정부는 이 경우 “베타 작용제 및 스테로이드 계열 소염제와 같은 성장보조제는 ‘불검출’이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대부분의 성장보조제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근육량을 증가시켜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는 라크토파민과 같은 베타작용제와 염증을 억제하고 대사를 촉진시켜 마찬가지로 근육량을 늘리는 스테로이드계 항염제 사용을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식품위원회는 라크토파민 사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라크토파민 등 베타작용제 불검출을 요구하는 한국의 검역기준은 미국으로서는 수출장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의 제1소고기 수출국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우유, 계란, 수산물 등을 제외한 제품의 경우 국내 MRL이 없는 경우 코덱스 MRL과 유사종의 동일 조직에 설정된 최저 MRL를 계속 인정하고 있다며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수입 식품 및 농산물의 시장 접근을 간소화하기 위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MRL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보위 개인정보 이전 제한·OTT규제 논의도 우려

디지털 무역관련 내용도 새로 추가됐다. 개인정보위원회가 지난 3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한 것과 관련해서 “이번 개정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서비스 제공업체에 국내 매출이 아닌 글로벌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개인정보 국외 이전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이러한 제한은 데이터 저장 및 처리에 의존하는 기반 서비스의 국외 제공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개정시행령에 따라 △서비스 제공자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 국외 이전에 대한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정보 수신자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정하는 개인정보보호 인증을 받은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등한 수준의 데이터 보호를 제공한다고 판단한 국가로 데이터를 이전하는 경우 등 제한된 사항에 대해서만 개인정보 이전이 가능한 데 미국 기업에 걸림돌이 된다고 본 것이다.

클라우드업체들의 요구사항도 담겼다. 보고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클라우드 보안보증 프로그램(CSAP)에 대해 “한국의 공공부문에 진출하려는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상당한 장벽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정원이 2024년 9월 미드 티어 CSAP인증까지 로컬 암호화 알고리즘 요건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도 함께 담았다.

또 한국 정부와 국회가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대상으로 기존 전통적 미디어와 같은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새 규제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다”고 언급했다.

◇2일 상호관세 발표…비관세장벽 포함해 관세 부과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상호관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역국의 관세율을 비롯해 비관세장벽, 환율정책, 부가세 등을 포함해 관세율을 계산해 각국에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된 무역장벽보고서의 비관세 장벽 등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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