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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식 시장은 환호했다. 특히 미국 7대 대형 기술주, 일명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이하 M7) 가운데 테슬라의 변동성이 가장 컸다. 올해 테슬라 주가가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날만 19거래일에 달한다.
상호관세 부과는 유예됐지만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공포로 나스닥 지수가 4%대 하락하는 등 시장은 하루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날 백악관이 중국의 총 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라고 밝혔으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84% 관세 부과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UBS, 골드만삭스, 미즈호 등은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로 인한 마진 압박이 공통된 이유였다.
UBS는 “테슬라 주식은 변동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수요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UBS는 테슬라에 대한 매도 의견과 목표가 190달러를 제시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유럽 전역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정치 활동에 대한 반발, 모델Y 리프레시 모델에 대한 예상보다 약한 수요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비야디(BYD) 등 경쟁 심화로 인한 중국에서도 점유율 축소되는 추세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도 위험 요소다. 테슬라는 중국, 멕시코 등에 위치한 공급업체로부터 많은 부품과 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CNBC는 “테슬라의 매출 성장은 이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자사 자동차 및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량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 있었다”면서 “최근 양 대륙 모두에서 전기차(EV)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제 테슬라는 관세로 인해 부과된 높은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트럼프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를 “바보”, “벽돌 자루보다 멍청하다”고 부르며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머스크는 ‘자동차 조립업자’에 불과하다”는 나바로 고문의 인터뷰에 대한 날 선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