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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국가 경쟁력의 초석 국가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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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25.07.23 05:00:00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고객의 경험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서비스 품질을 이루는 방법에 수기 공모가 있다. ‘2024 국가자격 수기 공모전’에는 별처럼 빛난 이야기들이 많다. 28년 몸담았던 제조 공장의 폐업이라는 시련 앞에서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으로 새로운 삶의 문을 연 사람, 멀리 일본 고베에서 ‘떡제조기능사’ 자격증을 품고 한국 전통 떡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사람, 그리고 고향에서 농업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손해평가사’ 자격증을 취득한 30대. 자격증 취득 과정을 통해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숭고한 인간 승리의 드라마다.

스티브 잡스가 “그 여정이 바로 보상이다”(The journey is the reward)라고 말했듯 결과보다 과정의 소중함에서 오는 기쁨이 가장 큰 보상임을 일깨워준다. 국가자격 제도는 단순한 시험 지원을 넘어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는 모든 과정이 응시자에게 값진 경험으로 기억되도록 서비스 혁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한 개인의 성장, 나아가 사회의 신뢰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스템인 만큼 딱딱한 행정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 경험 중심의 따뜻한 서비스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주 전국을 강타한 폭우 속에서도 제2회 기사 시험은 전국 900여 시험장에서 27만여 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졌다. 공단, 시험위원, 출제위원 등은 문제지 배송부터 응시자 안전 관리, 공정한 시험 진행까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무결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공단은 이러한 지향점을 이루기 위해 감성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개인 맞춤형 피드백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응시자의 취약점을 섬세하게 진단하고 필요한 교육정보, 취업정보, 관련 자격 및 과목 면제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해 다음 도전을 위한 든든한 길잡이가 돼주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21개 종목 23만여 명으로 확대됐다. 또한 투명한 결과 공개와 정보제공 역시 개인 맞춤형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순 합격 여부를 넘어 세부 채점 결과 공개를 기존 12개 종목에서 43개 종목으로 대폭 확대했다.

응시자들의 수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 또한 계속하고 있다. 응시자의 60%를 차지하는 청년들에게는 응시료의 절반을 지원해 디딤돌이 되고 있으며 세무사 등 12개 전문자격의 어학성적 유효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 안정적인 준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응시자의 안전은 최우선 가치다. 지난해 기능사 시험 중 한 응시자가 쓰러지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시험위원 3명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는 시청각 자료 중심이던 시험위원 안전교육을 심폐소생술 등 실습 교육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연간 450만 명에 달하는 응시자가 530여 개 종목의 국가자격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각 종목은 관계 법령, 출제 및 채점 방식, 합격 기준 등이 상이하며 이는 해당 종목의 주관 부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국가자격시험의 응시료는 12년째 동결해 서비스 혁신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변수가 많은 시험 환경에서 ‘무결점’은 참으로 어렵다.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또한 조직의 역량에 포함된다. 예상치 못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공단은 디지털 시험장 구축, 디지털 프로세스, 인공지능(AI) 활용 출제·채점·면접 등 폭넓은 혁신을 추진해 가고 있다.

자격증은 더 이상 단순한 시험이 아니다. 개인의 소중한 삶의 경험이 되고 있고 그 경험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과 따뜻한 서비스, 효율성과 공정성이 조화를 이룬 고객 경험 설계는 신뢰와 혁신이 가득한 자격증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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