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이에 따른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와 내수 경기 회복 지연 등이 우려 요소로 떠오르면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만에 상승 전환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5개월째 지수는 100선을 하회하고 있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다. 15개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며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00가구(응답 2302가구)를 대상으로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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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현재 경기는 부진한 내수 경기 속에 미국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좋지 않다고 판단한 반면 향후 경기전망은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차기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작용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12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분야별로 △재해·재난 대응 3조 원 이상 △통상·AI 경쟁력 강화 4조 원 이상 △민생 지원에 4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 애초 기획재정부가 예고한 10조원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일각에서는 추경 효과를 살리기 위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가 추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CSI 구성 항목 중 금리수준전망은 96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환율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측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택가격전망은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한 108을 기록했다. 이 팀장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둔화됐으나 가격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토허제 영향에 따른 주택 가격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집계돼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