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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실수’ 농담 돌 정도” 얼마나 잘 만든 ‘명차’길래

정병묵 기자I 2025.04.24 06:00:00

2015년 세단 'G90' 출시 후 10년 맞아
최근 뉴욕서 전동화 오프로드 모델 등 공개
현대차그룹 명운을 건 초대형 프로젝트
'중저가 한국차' 이미지 없앤 럭셔리카 자리매김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는 세계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200여명이 모였다. 제네시스의 첫 전동화 오프로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가 공개되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내년부터 모터스포츠 레이싱 경기에 출전할 ‘GMR-001 하이퍼카’의 실차 디자인이 공개되자 탄성이 그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이를 두고 “하나의 트랙 위 예술작품”이라고 말했다.

4월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 (사진=현대차그룹)
4월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GMR-001 하이퍼카’. (사진=이윤화 기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시 10년 만에 세계 럭셔리카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해외 시장에서 중저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코리안 카’의 이미지를 고급차로 끌어올린 기념비적 작품이다. 오죽하면 “실수로 차를 이렇게 잘 만든 게 아니냐”며 ‘제네실수’라는 농담이 돌 정도였다. 제네시스는 변방에 있던 한국 자동차 산업이 양적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다는 상징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제네시스 G90(사진=현대차)
현대차는 2015년 11월 제네시스(GENESIS)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앞서 2004년부터 1~2세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및 일본 토요타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2015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도 세계적 고급차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선언하며 기획부터 인재 영입, 조직 개편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첫 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5000억원 투자와 4000여명의 연구인력이 투입된 현대차그룹의 운명을 건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제네시스의 목표는 처음부터 해외였다. 브랜드 첫선을 보인 이듬해인 2016년 8월 G90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후 세단 ‘G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본격 존재감을 알렸다. 미국 진출 3년 만인 2019년 G70은 북미 올해의 차, 모터트렌드·카앤드라이버 등 각종 미디어의 올해의차 등 각종 상을 휩쓸며 ‘현대도 고급차를 잘 만든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가족이 미 공군기 ‘C-32’에 탑승하고 있다. 비행기 탑승계단 왼쪽에 제네시스 GV80이 놓여 있는 모습.(사진=AFP 영상 캡처)
2020년에는 1월 제네시스의 첫 SUV GV80과 10월 GV70 출시했다. GV 시리즈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월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할 때 의전 차량으로 GV80이 등장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제네시스는 현재 국내, 미국, 유럽, 중국, 중동, 호주 등 17개 이상 국가에서 달리고 있다. 2015년 G90 한 종이 단 384대 팔렸지만 판매량은 점점 수직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2020년 10만대, 2021년 20만대를 돌파했으며 작년에는 23만대를 판매하며 럭셔리카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제네시스는 단순히 럭셔리카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1년 9월 ‘퓨처링 제네시스’ 전동화 비전 발표를 통해 브랜드 최초 전기차 GV60을 선보였다. 제네시스는 전동화 전략과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그룹사 최초로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럭셔리 전동화 시장까지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사진=제네시스)
‘GV60 마그마 콘셉트’. (사진=현대차)
한편 제네시스의 고급화에는 ‘럭셔리 마케팅’도 한몫했다. 2021년 11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을 열고 고급차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이곳은 차량 전시뿐 아니라 레스토랑, 도서관, 공연장, 테라스 가든 등 시설로 뉴요커들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 큰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골프스타 로리 맥길로이 등이 대화하고 있다. 초록색 우산을 쓴 정의선 회장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재미교포 A씨 페이스북)
지난 2016년 한국 남자 골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골프 마케팅에 나선 제네시스는 미국에서도 타이틀 스폰서로 2017년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을 개최하며 후원을 시작했다. ‘제네시스 오픈’은 2020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로 승격되며 PGA가 지정하는 특급 대회 17개 중 하나가 됐다.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블랙 외장. (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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