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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생산성 향상을 동반하지 못하는 유동성 팽창은 저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부추길 위험을 키운다. 임시변통 경기부양을 반복하다 보면 소시민들의 근검절약 노력은 어느새 허공의 메아리로 변해 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오래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포퓰리즘 악령이 덮치기 마련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이 단기 경기부양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보니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여기저기 어른거린다. 욕심 많은 정부가 모두를 책임질 듯 사탕발림으로 생색을 내려다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국민경제를 질곡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생산성 향상 없이 단행하는 통화 증발은 맹물을 부을수록 국이 싱겁게 되는 이치와 같아 국가가 발행한 화폐의 가치를 때로는 시나브로, 때로는 사정없이 떨어트린다. 그 정도가 심하고 오래가면 민생을 위협하고 이는 국가에 대한 신뢰 저하로 연결돼 다시 민심을 흔든다. 부자들은 타국 화폐를 선호하고 고급 인력 해외 유출이 늘어나며 국가경쟁력이 흔들린다. 오늘날 한국경제는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저하하는 등 저성장 기조로 진입했는데 기초 체력을 확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률 회복을 서두르다가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국민경제를 장기간 무기력 증후군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 자칫하다가 일을 그르쳐 수습에 더 큰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으니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을 새겨 볼 때다.
화폐가치가 안정돼야 돈이 투기거래 같은 엉뚱한 곳으로 몰리지 않고 생산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저성장·고물가 아래 유동성 팽창은 화폐가치만 타락시켜 서민들의 근검절약 노력을 헛되게 해 시장경제를 무력하게 만든다. 물가가 경제성장률보다 더 높이 뛰어오르면 열심히 노력해도 생활 수준 향상이 어려워져 사람들이 맡은 일에 충실하기보다 엉뚱한 데를 기웃거리게 돼 생산성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물론 시민 살림살이를 어렵게 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지, 민주주의 원칙이 흔들려 재정적자 같은 통화 증발로 물가가 불안해지는지, 그 선후 관계는 단정하기 어렵다.
정부가 제 돈 쓰듯 생색내며 나랏빚을 늘려가다가는 어쩔 수 없이 물가 불안을 초래해 민심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물가 불안이 지속하면 저소득층일수록 살기가 어려워져 인권을 유린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만연하는 사회, 포퓰리즘 국가에서는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어 민주주의의 뿌리가 약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건강하게 성장·발전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은 국가가 발행한 화폐가치를 안정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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