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범죄 표적 우려 큰 154조 치매 자산, 관리ㆍ지원 필요하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논설 위원I 2025.05.08 05:00:00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가 2050년 약 40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고령 치매 환자들이 가진 자산이 154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정부 조사가 처음 공개됐다. 저출산고령위원회가 건강보험공단, 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 실시한 전수 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 치매 환자는 2023년 기준 124만 명에 달했고, 이 중 약 61%인 76만 명이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GDP(국내총생산)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며 1인당 평균 2억원꼴이다.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에서 치매 환자 증가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때문에 의료, 복지, 건강 등 관련 정부 정책도 적기에 탄력적으로 바뀌어야 현실을 따라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조사 결과는 치매 문제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시각을 의료 등 한정된 범위를 넘어 금융 거래 등 경제, 사회 분야로 넓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치매 머니 증가로 인한 실물 경제 위축과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 저하를 틈탄 금융 사기 등 범죄에 대응할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치매 환자라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 기관 등은 치매에 걸렸다고 해도 본인이 아닌 타인이 대신 거래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치매 환자의 자산은 보이스 피싱 등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훨씬 크다. 치매 환자가 한 경제 활동은 정상적 의사 결정 능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지난해 9월엔 손자 행세를 하며 치매 환자의 돈을 1억 4100만원 빼돌린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고령화가 한국보다 앞선 일본이 크게 늘어난 치매 머니 탓에 오래전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정부와 정치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 기준 471만여 명인 일본 치매 환자들의 금융 자산은 126조 6000억엔(약 1230조원)으로 작년 GDP의 무려 21%에 이른다. 우리의 경우 치매 머니 대응을 위한 일부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고, 지금도 피성년 후견인, 피한정 후견인 제도 등 법적 절차가 있긴 하다. 그러나 치매 머니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 확실한 이상 더 촘촘하고 치밀한 대책 마련에 속히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